단대신문 모니터 지난호(1118호)를 읽고

2004-05-21     박석류


이른 여름이 올 듯 말 듯 서늘한 더위가 연일 계속된다. 따스함은 진한 아카시아 향을 고개 너머 큰 이모 집까지 퍼트린다. 아카시아 향이 날리는 방향에로 걸어갈 때, 그 진한 향을 맡은이는 드물다. 아카시아 향이 날리는 방향과 반대로 걸어갈 때 진한 향이 코끝을 담뿍 적신다. 나는 향기 나는 사람이 된다.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도서관 입구에 하나, 둘 학생들이 나온다. 지친 표정에 지친 어깨는 힘들지만 그들에겐 향기가 난다. 아카시아 향이……. 밤 시간 교정에 아카시아 향이 더 짙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학교 도서관엔 정전이 없다. 다만 그림자의 수가 달라질 뿐이다. 시험기간에 학교 도서관 가득 학우들의 그림자가 넘친다. 어떤 이는 새벽부터 자리를 잡아 공부를 시작하고, 어떤 이는 낮같은 밤을 보내느라 얼굴에 달빛이 어른거린다.
노력한 이에게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불문율이다. 비록 사회의 어느 구석이 삐뚤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캠퍼스 내에서만은 이런 사실이 지켜졌으면 한다.
1118호 단대신문의 주간기자석에서 컨닝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기사에서 지적한 것과 같다면 사태는 예상보다 심각하다. 절실해서, 그래서 잘못인 줄 알면서도 부정을 행했다면, 물론 이 역시 자행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이는 양심의 가책이라는 처벌이 뒤따른다. 하지만 재미로, 자랑삼아 시도하는 것은 어떤 보상이 이어질까?
어떤 형태든지 시험은 끝나지 않는다. 컨닝이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단대신문에서는 최근 행해진 구두시험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모든 제도가 허점이 있기 마련이듯 구두시험 역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갖가지 대안의 제시가 부족해 아쉽다.
단대신문의 연중 캠페인으로 학내 컨닝 추방을 추진하는 것은 어떨까. 박석류<언론홍보·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