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이 닿는 그곳까지
‘기자’라는 꿈을 가졌을 때부터 이런 상상을 했다. 내가 쓴 기사로 모두가 평온해지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영향력 있는 기자가 되는 것. 단대신문 기자가 되고 싶은 이유도 비슷했다. 학내 구성원이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기사를 쓰는 것. 기자의 작지만 강한 포부였다.
그렇게 단대신문 취재부 기자가 됐다. 하지만 기자가 상상했던 취재와 실제 취재는 엄연히 달랐다. 기사를 작성하는 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중에도 억울한 이가 없도록 구성해야 한다. ‘기자’라는 직업은 무거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다.
기자는 과거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던 취재를 쉽게 생각한 것에 깊게 반성했다. 1518호 12면 ‘지방 의료 붕괴’ 기사를 작성했다. 수습기자 생활을 마친 후, 처음으로 기자의 손과 발로 일궈낸 기사였다. 처음 그곳의 상황을 접했을 땐 그들의 어려움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기자가 아니었다면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로서 그곳에 찾아간 이상, 그들의 현실을 지나칠 수 없었다. 그곳의 상황을 직접 눈과 귀에 담아야만 했다.
직접 방문한 의료원에서 현실을 더욱 깊게 체감할 수 있었고, 붕괴된 지방 의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들의 고뇌가 가깝게 다가왔다. 의료원의 외관을 살펴보던 기자는 문득 어떠한 책임감을 느꼈다. ‘내가 이들의 아픔과 고뇌를 명확하게 기사에 담아내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나로 인해 독자들이 이 기사를 읽고 지방 의료의 현실을 함께 공감해 줄 수 있을까?' 기자는 직접 쓴 기사로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책임감을 간직한 채 기사를 작성해 나갔다.
이 세상 언론인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안으면서까지 자신의 직업을 지키는 이유가 뭘까. 8개월가량 경험한 학보사 기자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가지가 있다. 나는 기자로서 하는 일을 사랑한다.
기자는 누구보다 빠르게 사건을 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어야 하고, 먼저 손을 뻗어야 한다. 기사는 ‘시의성’이 생명과도 같다. 하루라도 지난 사건은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방 의료 붕괴’ 기사도 의료대란 등 시의성을 위해 계획보다 빨리 발행됐다.
시간은 더디게 흐른 것 같지만 어느새 겨울이 찾아왔고, 단대신문의 2024년 여정은 이번 1523호에서 마무리됐다. 학보사 생활은 기자에게 ‘발돋움’이다. 현실을 고뇌하던 기자에게 답을 찾아줬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돼줬다. 기자의 일을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돼준 이곳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기자는 학내 구성원의 평온함을 바라며 손과 발이 닿는 곳까지 나아갈 예정이다.
최정원 기자 csj086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