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역사의 반복을 멈추자

2024-12-03     박정윤 문화부장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로 익숙한 관용구는 잘못된 과거를 잊거나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주로 사용된다. 역사를 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각기 다른 시대와 환경 속에서도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알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고난을 극복해 나갈 지혜를 배우고 미래를 대비해 나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배움의 과정에서 우리를 현재에 살게 해준 과거의 희생을 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11월 25일 일본 사도섬에서 개최된 ‘사도광산’ 추도식에 우리나라가 참석하지 않으면서 결국 추도식은 ‘반쪽짜리 행사’로 진행됐다. 사도광산은 약 1500명으로 예상되는 한국인 노동자가 강제 동원돼 차별받은 뼈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추도식에 함께 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차관급 인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이 밝혀지며 최종 불참했다. 사도광산 추도식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조건으로 유네스코에서 일본에 강제노역 역사 반영을 권고하며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전시물에서도 추도 행사에서도 강제 동원이라는 표현을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는 지난 8월 14일 1518호 르포 취재를 위해 1661차 수요시위이자 열두 번째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행사에 방문했다. 일본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던 시기였기에 이미 한차례 사도광산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 외에도 제3자 변제안, 독립기념관장 취임 이후 취소된 광복절 행사 등으로 시끄러웠다.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 속에서 공식 사죄와 법정 배상을 외쳤으나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 건 ‘반쪽짜리’ 사도광산 행사였다.

 

올해로 한국이 해방된 지 79년이다. 7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역사적 갈등을 이유로 적개심을 품고 있다. 일본은 사도광산뿐 아니라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때도 현장 희생자 추모용 시설 설치를 위반했다. 강제 징용, 일본군‘위안부’, 독도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다. 우리는 외치고 일본은 외면한다. 왜 우리는 그들이 저지른 잘못에 사과받지 못하는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나.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을 마지막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일 관계의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박정윤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