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해 봐야’ 보인다

2025-03-04     정찬영 기자

 

움직이지 않고도 화면을 통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 단대신문 입사 전까지 그렇게 믿고 있었다. 모든 것이 낯설던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로 첫 발행을 맞이하는 지금.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기자는 지난달 19일 본지 1524호 9면 서한국 응원단장 인터뷰를 위한 장장 600km의 여정 동안, ‘직접 경험’이 주는 감동을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서 단장과 나눴던 대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많이 경험해 보라”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지금까지의 기자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마감에 급급해 뭘 쓰는지도 잘 몰랐던 기사, 모르는 취재원과 처음 통화할 때의 떨림, 웅담 취재 중 받았던 이상한 눈초리….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기자로 성장할 수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리는 순간이었다.

 

기자는 꽤 열성적인 축구광이다. 기자라는 꿈을 가지게 된 것도 축구 현장에서 선수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기자는 해외 축구보다 K리그를 더 좋아한다. 그 이유 역시 K리그는 ‘직접’ 현장 속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찾아가 팬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감동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자 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화면 속’ 정보만 가지고서 기사를 쓴다면, 그 기사의 작자는 기자라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은 기자가 아니더라도 조금의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기자가 기자라고 불리려면, 화면 밖의 이야기를 ‘직접’ 느껴보고, 경험한 것을 기사에 녹여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좋은 기사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독자가 기사에 담긴 이야기나 상황에서 감정을 이입하거나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감정들은 서로 뭉치거나 부딪히며 하나의 토론장, ‘아고라’를 만든다. 이렇게 생산성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것이 기자가 생각하는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것들의 중심에는 결국 `직접 하는' 것이 있다. 기자가 광주에 가지 않았다면, 서 단장의 인터뷰 기사가 실릴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자가 직관을 가 보지 않았다면, 기자가 아닌 다른 꿈을 가졌을 것이다. 애초에 단대신문에 들어와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직접 해보지 않고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 우리는 ‘직접 하는’ 것의 중요성을 잊고 살지는 않았던가. 새 학기, 평소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게 어떨까. 비로소 직접 ‘해 봐야’ 보이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으니 말이다.

 

 

정찬영 기자 cy1941125@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