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 한 줌이 숨쉬는 옹기로… 전통을 손에 쥐다
220. 옹기발효음식 전시체험관
옹기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다.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이 깃들어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전통 유산이다. 기자는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 ‘옹기발효음식 전시체험관’을 방문해 직접 옹기를 만들며 그 가치를 되새겼다.
전시체험관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옹기들이 눈에 띄었다. 장을 담가 발효시키는 장독부터 막걸리를 저장하는 푸레독, 물을 담는 초병 등 용도에 따라 옹기의 형태와 제작 방식이 달랐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옹기는 장류, 김치, 술 등 다양한 음식이 자연 발효되도록 돕는 생활필수품이었다.
잿물 유약을 바르면 옹기 표면에 아주 작은 공기구멍이 생긴다. 이 구멍을 통해 공기가 드나들 수 있어 발효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덕분에 된장, 고추장, 간장 같은 전통 발효식품은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이날 기자는 옹기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옹기 제작에는 ‘스탬프 기법’과 ‘흙가래기법’이 있다. 스탬프 기법은 점토 조각을 눌러 붙이는 방식으로, 비교적 간단해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흙가래 기법은 점토를 길게 말아 층층이 쌓아 올리며 형태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기자는 보다 전통적인 제작 과정을 경험하고자 흙가래 기법을 선택했다.
원 모양, 곰 모양 등 다양한 틀 또한 직접 선택할 수 있었다. 기자는 신문을 상징하는 직사각형 틀을 골라 옹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생각한 대로 모양이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점토를 틀에 맞춰 붙이고 이음선을 다듬은 후,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점토를 덧붙였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점토를 빚는 과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옹기 만들기 체험에서 기자는 이음선을 매끄럽게 다듬지 못해 직원에게 몇 차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함께 간 기자의 어머니는 능숙한 솜씨를 뽐냈다. 어머니의 손재주는 직원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를 보며 기자는 옹기 제작보다 글쓰기가 더 적성에 맞음을 실감했다. 이후 기자는 완성한 옹기에 ‘단대신문’ 글씨를 새기며 체험을 마무리했다.
옹기를 완성하는 데는 약 한 달이 걸린다. 충분히 건조한 후 가마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후 마지막으로 800도에서 초벌구이를 하고 유약을 바른 뒤 1200도에서 재벌구이를 하면 비로소 옹기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옹기는 단단하면서도 공기 순환이 가능해 발효와 보관에 탁월하다. 약 30일 뒤에나 만날 수 있는 기자의 옹기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기자는 직접 옹기를 만들며 우리 음식 문화의 정교함과 과학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숨 쉬는 그릇 옹기를 직접 만나고 싶다면 ‘옹기발효음식 전시체험관’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옹기를 빚으며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경험해 보자.
손예원 기자 mondegreen@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