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고통 잊으려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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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8     박진주 칼럼니스트

 

이별

이별의 고통에 빠진 친구에게 ‘빨리 잊고 다시 좋은 사람 만나. 세상에 널린 게 남자와 여자야’라고 위로한다. 과연 옛사람을 새 사람으로 잊을 수 있을까? 이별의 고통을 새로운 연애로 극복할 수 있을까?


이 흔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짚어보겠다. 첫째, 옛 연인보다 별로인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다. 만남의 목적이 상대방이 좋아서라기보다 이별의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평소라면 교제하지 않을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아무나 만나게 될 수 있다.


둘째, 만일 소개팅 등에서 괜찮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거절 받을 확률이 높다. 괜찮은 사람이란 자아가 단단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자기가 선택한 일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정의하겠다. 이들은 내면의 혼란과 갈등 시기를 거쳐 알을 깨고 나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자기 내면의 외로움,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주체는 오직 자기 자신이며, 지금 상대에게 필요한 것은 연애가 아닌 혼자만의 충분한 시간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셋째, 비슷한 연애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별의 사유가 외도나 폭력 등 명백하게 전 애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 상대방이 어느 날 갑자기 잠적하거나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관계는 두 사람의 상호작용이 빚어낸 결과이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이라면 내 애인과 일면식이 있더라도 연애하지 않았을 텐데, 나는 연인관계로 발전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이다. 가령, 타인이라면 내 애인의 치명적인 단점이나 위험신호 등을 조기에 포착해 거리를 뒀을 텐데, 나는 이것들을 감지했는데도 애써 무시하고 오히려 관계가 깊어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고민과 반성 없이 무작정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면 다시 비슷한 사유로 헤어지고 상처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반성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이별 기간에는 지난 연애를 충분히 애도하고 돌아봐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서 상처 입고 고통받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스스로 충분히 다독여야 한다. 혼자 있을 때 눈물이 나면 울고 화가 나면 화를 내는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감정이 정화되고 지난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좋았던 기억, 나빴던 기억이 정리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음 사랑을 준비할 수 있다.

 

 

박진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