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떠난 밤 마실… 권력 중심이 시민의 여유 공간으로

221. 청와대 관람 체험기 가정의 달 특별 야간 개방 마지막 가능성에 관심 고조

2025-05-08     배정아 수습기자

 

야간

한때 대통령의 거처이자 권위의 상징이었던 청와대가 밤하늘 아래 시민들의 산책로로 변신했다. ‘청와대 밤마실’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야간 개방에 방문한 시민들은 주간 개방과 다른 느낌의 청와대를 거닐 수 있다. 기자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된 청와대 야간 개방 행사 ‘청와대 밤마실’을 직접 찾았다.

 

청와대 야간 개방은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고, 약 2시간의 관람 시간이 주어졌다. 가정의 달 연휴 첫날인 만큼 자녀·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 관람객, 친구와 함께 방문한 관람객 등 다양한 시민들이 방문했다. 청와대 정문으로 들어가면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는 조형물과 함께 본관이 기자를 맞이했다. 본관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는 여러 위인과 한국 전통 우화를 주제로 한 연등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본관에 입장하면 정부 중요 정책을 논의하는 세종실과 함께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국무회의가 열리는 공간인 만큼, 세종실이 주는 분위기는 무게감과 그에 따른 엄숙함이 와닿았다.

 

세종실을 나와 영부인이 사용한 무궁화실로 들어섰다. 무궁화실은 외빈용 접견·집무실로 구성돼 있으며, 서양식으로 꾸며진 세종실과 달리 동서양의 조화로운 연출이 눈에 띈다. 이밖에 본관에서는 외국 정상 방한 시 기자회견용으로 사용한 인왕실, 외빈 방문 시 만찬을 하거나 대규모의 임명장 수여식 때 사용한 충무실도 관람할 수 있었다. 

 

기자는 본관 관람을 마친 후 공연 관람을 위해 구 본관 터로 향했다. 기자가 방문한 1일은 어쿠스틱 혼성듀오 밴드인 ‘섬과 그늘’의 공연이 있었다. 비가 와 선선한 날씨였지만 관람객들은 잔잔한 멜로디에 귀를 기울이며 행사를 만끽했다. 공연 관람 후 언덕을 올라가니 대통령이 실제로 생활하던 한옥 형태의 관저를 엿볼 수 있었다. 대통령이 일상생활을 했던 공간인 만큼, 화려한 본관과 달리 고즈넉한 한국 전통미가 풍겼다. 관저를 나와 청와대 야간 개방의 마지막 관람 순서인 영빈관으로 향했다. 영빈관은 국빈 방한 시 사용한 대규모 공식 행사장으로, 그 목적에 맞게 화려한 샹들리에와 넓은 공간이 과거 대통령이 국빈을 맞이하던 순간을 상상케 했다.

 

과거 권력의 중심이었던 공간이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채워지는 순간을 보니, 그동안 잊고 지내던 여유와 함께 색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가올 대선 이후 청와대가 다시 대통령 관저로 사용될 수 있기에 이번 야간 개방은 시민과 더불어 기자에게도 ‘마지막 청와대 야간 개방’이 될 지도 모른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만끽한 휴식과 함께 바라본 청와대의 밤은 문화와 역사적 공간이 주는 쉼의 가치를 다시 되새기게 한다.

 

 

배정아 수습기자 jeonga133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