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우연들이 모여 만든 거대한 필연
106. 문학 한강 『희랍어 시간』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일 : 2011년 11월 10일
페이지 : 193
※ 도서관 보유 여부
(죽전: O, 천안: O)
제124회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한강이었다. 노벨상 작품을 ‘한글’로 읽는 기쁨을 온 국민이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자 또한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펼치며 그 즐거움을 함께했다.
이 이야기는 문학 강의를 하던 주인공 ‘그녀’에게 실어증이 찾아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녀가 입을 다문 건 하나의 이유로 귀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말을 되찾고자 낯선 고대 그리스어라 불리는 ‘희랍어’를 배우기 위해 사설 아카데미에 방문한다. 침묵을 깨뜨리려 그녀는 반복해서 생경한 언어를 발음해 본다.
그녀의 에피소드와 번갈아 등장하는 ‘그’만의 이야기도 있다. 그는 그녀의 희랍어 선생이다. 희랍어 선생은 독일에서 살아간 17년 동안 ‘법구경’과 같은 책을 들여다보며 한글의 생김새를 오래 관찰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그의 눈은 멀어져 갔다.
어느 날 희랍어 강사는 강의실로 향하다 빛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다. 그녀는 앞이 보이지 않아 계단에서 더듬거리는 그의 모습을 포착한다. 둘의 시간이 비로소 겹쳤다. 각자의 이야기에서 둘의 이야기가 됐다. 일상 속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던 ‘개인’이 어떠한 계기로 ‘우리’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후 남자의 집에 도착해 어둠 속의 대화가 시작됐다. 그는 보이지 않는 그녀의 얼굴을 향해 말을 건넸지만 듣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고, 그녀는 대화의 맞장구를 칠 수 없었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질문했고,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만 대답할 뿐이었다.
그와 그녀가 수많은 경우의 수를 뚫고 만났다. 우연이라 하기엔 운명 같은 만남이다. 십여 년의 시간을 지나 기자는 이 이야기와 운명처럼 만났다.
이 세계에서 우연은 없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마찬가지다. 한강의 글들이 무수히 줄을 이어 오늘의 수상을 결론지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희랍어 시간’을 포함한 한강의 모든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김도연 기자 lveoyeon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