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일어서는 새로운 사회
“대학 졸업 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직이야. 하루하루가 불안해.”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한숨을 쉬며 건넨 말이다. 이를 그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는 단지 개인의 사연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많은 청년들이 처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2025년 4월 기준,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은 45.3%로 전년 대비 하락했고, 실업률은 7.3%에 달했다. 청년 취업자 수는 17만 명 이상 줄어들며 30개월 연속 감소세다. 청년 일자리의 문은 갈수록 좁아져만 간다.
문제는 단순히 ‘일이 없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 청년들의 정신 건강도 흔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대의 우울증 진료 인원은 5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자살은 여전히 청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한다. ‘헬조선’이라는 자조 섞인 비속어도 청년들이 체감하는 사회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왜 청년들은 이렇게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까. 고용시장 양극화·정규직 채용 축소·지역 간 기회의 불균형 등 구조적 요인이 뿌리 깊다. 게다가 SNS를 통해 퍼지는 ‘성공 서사’는 비교와 불안을 증폭시킨다. 취업·결혼·내 집 마련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는 시대에 청년들은 막중한 짐을 짊어지고 있다.
이제는 사회가 응답해야 할 때다. 단기적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청년들이 장기적으로 안정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청년 기본소득·정신건강 상담 지원·지역 청년 정착 사업 등 정책적 노력은 강화돼야 한다. 동시에 실패를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사회 분위기, 다양한 삶을 존중하는 인식 전환도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청년만의 몫은 아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돈·지위·성공이라는 좁은 기준 속에서 인간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 경쟁 대신 연대, 비교 대신 자기 존중, 소비 대신 성찰이 필요한 시대다. 청년 문제는 결국 인간의 삶의 방향에 관한 질문이다.
이렇듯 청년 문제는 단순한 세대 이슈를 넘어,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청년은 무너지고 있고, 그 모습은 곧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안전망, 다양성을 존중받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다.
청년은 미래다. 그들이 무너지는 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 청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 그것이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새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