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의 저널리즘

백다인 영상기획부장

2025-06-10     백다인 기자

 

주간기자석에 쓸 내용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스레 영화과 입학과 단대신문 영상부 단국온 입사 면접의 순간으로 생각이 뻗어나갔다. 영화과 면접 당시, 교수님은 현재의 기분을 한 폭의 그림으로 설명해 보라고 했다. 기자는 한쪽은 설레는 마음인 노란색으로, 다른 쪽은 긴장과 떨림의 푸른색으로 채워진 추상화 같다고 표현했다. 단국온에 지원한 이유를 묻는 선배에게는, 전공인 영화에서는 감정적인 영역이 중요하지만, 기자 활동을 통해 이성적인 부분을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는 중립적인 사람이다.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황의 양면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영상부 업무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지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 하나의 영상을 만들 때는 최소 세 명의 담당 기자가 협업한다. 아나운서가 기획안을 쓰면 영상 기자가 화면을 구성하고, CG 기자는 후반 작업에서 다른 기자들과 소통하며 영상을 마무리한다. 담당 기자 외 기자들도 쉴 새 없이 나오는 기획안과 영상본을 피드백하기에 바쁘다. 

 

영상부 업무는 구글 드라이브 공유 시트에 365일, 24시간 올라오는 기획안과 영상 피드백이 정말 중요하다. 당일 업로드가 원칙인 보도 포맷 ‘단투데이’의 경우는 1·2차 기획안과 영상까지 피드백을 두 차례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심층 취재 기반의 영상을 제작하는 ‘D하인드’는 완성되기까지 훨씬 많은 피드백 과정을 거친다. 

 

최근 D하인드에는 유고 결석 기준 강화를 다룬 영상이 올라갔다. 이 한 개의 영상에는 기획안부터 CG까지 약 열 차례의 피드백이 있었다. 단투데이는 D하인드와는 달리, 하루 안에 기획안과 영상·썸네일을 완성해 올려야 한다는 시간의 압박이 있다. 정해진 영상 제출 기한이 없고, 주로 자정이 넘어간 새벽에 보도가 이루어지곤 한다. 

 

정기자에서 부장이 된 뒤로는 일 외적인 것들도 눈에 들어온다. 나는 과연 부장으로서 내 몫을 해내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기획안과 영상본에 빠짐없이 피드백을 달고, 촬영 인원이 부족할 땐 아나운서가 직접 영상 기자로서 카메라를 든다. 하지만 점점 더 자주 드는 생각은, ‘다들 무리하고 있진 않나’라는 물음이다. 일과 생활, 그 균형을 지키는 일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

 

기자는 언제나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 무색무취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아무것도 없음이 가진 고유한 가치도 있다는 걸 안다. 기자는 앞으로도 ‘중간자’로서의 투명함으로 중심을 지키고 싶다. 색이 없기에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면, 무색무취는 어쩌면 내가 가장 기자다울 수 있는 색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