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량 70%, 청경채의 도시 용인
위기 속에 싹튼 모현읍 특산물 보정동 카페거리 잇는 골목형 상점가
마라탕, 샤부샤부 등 각종 전골 요리가 유행하며 우리에게 친숙해진 채소가 있다. 바로 청경채이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청경채의 70%가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모현읍에서 재배되고 있다. 40여 년 전 가난한 농촌 지역이었던 모현읍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농민들의 노력과 경안천의 맑은 물이 합쳐져 오늘날의 청경채 시대를 열었다. 중국 국적의 낯선 채소에 불과했던 청경채는 이제 모현읍의 자랑이 됐다. 용인시는 지난 3월 25일 제1회 특산품 지정 심의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청경채를 용인시 특산물로 지정했다.
청경채는 중국에서 들어온 배추과 채소로, 마라탕·동파육과 같은 중국 음식에 사용하고 있다. 2013년 경기도가 모현읍을 청경채 주산 단지로 지정하면서 청경채는 본격적으로 용인시의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사거리에 대형 청경채 조형물이 설치되면서 청경채 보유 지역의 상징성을 높였다. 중국 요리의 인기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용인시 특산물로써의 청경채 입지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전국 생산량의 70%가 모현읍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는 무게로 환산 시 1만 2000여 톤이다. 재배되는 무게뿐만 아니라 농가의 수도 증가했다. ‘모현시설채소생산자연합’에 의하면 2014년 115개의 농가에서 청경채를 재배했지만 2024년 기준 140개의 농가가 155ha 밭에서 청경채를 재배하고 있다.
모현읍의 청경채 재배는 외환위기 당시, 채소 모종과 씨앗을 판매하는 종묘사의 권유로 시작됐다.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시작했던 청경채 재배가 점점 모현읍의 특산물로 자리 잡히면서 모현읍은 모현시설채소생산자연합회를구성해 자체적 기술 및 유통 체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7번 수확이 가능한 7기작 재배를 할 수 있게 됐으며, 모현읍 주민들이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청경채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모현읍에 위치한 농협 하나로마트 한편에는 `로컬 푸드 직매장'이 마련돼 있다. 기자가 직접 방문해 보니 모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청경채 200g이 1,3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채소를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쿠팡’에서는 청경채 150g을 1,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물 가격이 온라인 가격보다 비싸지만, 모현읍에서 생산되는 청경채는 마트까지의 유통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용인시는 2023년 5월 4일 모현읍에 ‘모현 청경채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했다. 지역 특산물인 청경채 이름을 넣어 지역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우리 대학 죽전캠 인근에 위치한 보정동 카페거리에 이어 9번째로 지정된 골목형 상점가다.
이로써 청경채는 모현읍과 용인시의 정체성을 담은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IMF 위기를 기회로 바꾼 농민들의 도전과 친환경 지원 정책,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노력이 더해져 마침내 용인시의 특산물이 된 것이다. 청경채는 모현읍의 생계 기반을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적 자부심을 함께 키워가는 대표적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배정아 기자 jeonga133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