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푸드, 트렌드를 넘어 식문화의 한 축이 되다

제로 스토어·카페 탐방 극단적 식단·운동 줄고 저당식품으로 건강관리 섭취 기준 논의 필요성

2025-09-02     구민채 기자

 

저당

편의점 매대를 둘러보다 보면 이전보다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코카콜라·스프라이트 같은 탄산음료는 물론 카페인 음료 앞에도 빠짐없이 붙은 단어, 바로 ‘제로(Zero)’다. 제로 푸드는 ‘한때의 유행’을 넘어서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잡았다. 제로 열풍이 불면서 제로 푸드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탄산음료 시장 규모가 2022년 8861억 원에서 2024년 1조 8216원으로 2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대체당·저칼로리 제품만 취급하는 ‘제로 스토어’는 전국 120개 매장을 돌파했다.

 


기자가 방문한 인천 송도의 제로스토어에는 대체당 음료와 빙과류, 설탕·밀가루를 쓰지 않은 글루텐프리 제품, 무가당 유제품 등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다. 구매한 제품은 매장에서 바로 취식할 수 있으며 무인 계산대 옆에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희망 상품 게시판도 비치돼 있었다.

 


제로스토어에 이어, 제로 카페도 찾아볼 수 있었다. 카페 입구에는 ‘당류와 열량 부담 없이 달콤함을 경험하라’는 배너가 걸려 있고 설탕 대신 알룰로스·스테비아, 밀가루 대신 오트밀·아몬드를 사용한다고 안내돼 있었다. 일례로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는 유당 함량이 11.7g에 불과해 일반 카페 대비 48g 낮았다.

 


제로 열풍은 다이어트를 참고 견디기보단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트렌드인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와도 이어진다.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극단적 식단이나 고강도 운동에 의존하기보다 저당 식품을 찾으며 지속 가능한 방식을 택한다. 한국리서치 여론속의여론팀이 작년 12월 20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제로 음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칼로리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사람이 60%, ‘일상적으로 소비할 만하다’ 58%, ‘기존 음료와 맛 차이가 크지 않다’ 51%로 나타났다.

 


저당 식품에 들어가는 대체당은 설탕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감미료로, 칼로리가 낮고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지 않아 체중 및 질병관리가 목적인 이들이 자주 찾는다. 그러나 대체 감미료 안정선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책보고서에 따르면 대체 감미료 과다 섭취 시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 등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저당 아이스크림이나 단백질바에 첨가되는 감미료 ‘에리스리톨’이 뇌졸중 및 뇌 손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콜로라도 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에리스리톨은 유해물질을 차단하고 영양소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혈뇌장벽 세포’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식약처는 내년부터 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에 ‘제로 슈거’ 문구를 강조할 경우 감미료 함유와 칼로리 정보를 함께 표시하도록 하고, 당 알코올류가 10% 이상 함유된 제품에는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대체 감미료는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 건강 상태에 맞춰 적정량을 섭취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백형희(식품공학과) 교수는 “국민의 40%가 당뇨거나 전 단계에 속해있는 현실에서 제로 푸드 소비 트렌드는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처 표시 기준에 따르면 100g 당 당류 함량이 0.5g 미만이면 제로슈가, 칼로리도 4kcal 미만이면 제로칼로리로 표시 가능하다. 제로가 0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과다 섭취하면 당과 칼로리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민채 기자 minchae595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