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유럽, 우리나라 ‘장기’ 복지 신경쓰나

2025-09-16     송지혜 편집장

풍요로움, 문화의 중심, 살기 좋은 나라, 살고 싶은 나라.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떠올리면 성숙한 복지 시스템 속에서 안정된 삶을 보장받는 터전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유럽이 ‘풍요’의 타이틀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됐다. 프랑스는 이미 2023년 4월 같은 신용평가사로부터 AA에서 AA-로 강등한 바 있는데, 2년 반 만에 또 다시 한 계단 내려앉은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재정 건전성을 등급 조정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경제성장률은 둔화하는 가운데, 고령화로 사회보장비 지출은 늘어나지만 정치적 합의는 이루지 못해 국제 신뢰도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생산성 정체와 경직된 노동시장은 경제 성장 둔화와 재정 적자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높은 최저임금과 강한 노동조합의 연대는 고용 유연성을 떨어뜨려 기업이 경기 변동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이는 실업률 상승과 채용 위축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역시 안전지대에 있는 것은 아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가채무가 역대 정부 대비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이 논의되고, 여기에 주 4.5일제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반(反)기업으로 비칠 수 있는 정부의 행보는 의문을 남긴다.

 

정부는 경제 성장과 근로자 복지를 내세우지만, 재정 건전성과 부채 관리의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성장과 복지도 지속 불가능한 허울이 되리라 본다. 단기 성장, 단기 복지만을 위한 포퓰리즘적 노력은 결국 후세대의 짐이 될 뿐이다.

 

복지의 장기적 계획은 미래세대를 위한 배려다. 지금 우리 사회처럼 인구가 역피라미드 구조를 띠고, 약해진 지렛대의 힘으로는 더 높은 차원의 복지를 띄울 수 없다.

 

복지, 즉 ‘행복한 삶’이 따르기 위해서는 국가의 재정 건전성과 기업, 그리고 현실을 고려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