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눈높이와 권력의 감시

2025-09-16     배정아 기자

 

이달 7일 정부가 검찰 개혁을 주장하며 ‘검찰 폐지’를 추진했다. 이로써 검찰은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래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부는 그동안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면서 권한 남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기관의 폐지가 곧바로 국민을 위한 개혁으로 이어진다고 볼 순 없다. 오히려 “나머지 권력을 감시할 눈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한다.

 

검찰은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었다. 권력과 가까워지면 ‘봐주기 수사’를, 권력과 멀어지면 ‘표적 수사’를 한다는 불신은 국민에게 깊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동시에 검찰은 국가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관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측근이나 정부 집권 세력의 비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검찰이 쥐고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렇다면 검찰 권한의 축소 또는 폐지로 생긴 공백은 어떻게 채울 수 있는가.

 

권력은 본질적으로 견제를 필요로 한다. 검찰 개혁이란 이름 아래 정부의 권력을 감시할 눈마저 감겨버린다면,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폐지’의 선언이 아니다. ‘견제의 구조’를 어떻게 새롭게 짜고,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권력을 누가 쥘 것인가가 아니라 권력을 누가 감시할 것인가에 답해야 한다.

 

기자는 정부에 묻고 싶다. 검찰이 사라진 자리를 메우는 새로운 제도는 과연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가. 또 정부와 집권 세력을 감시할 힘은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권력의 공백기를 감수해야 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견제 장치를 요구해야 하는가.

 

검찰 폐지는 단순히 하나의 국가 기관을 없애는 문제가 아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권력 기관을 없애는 방식은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문제 해결 태도를 시사한다. 박근혜 정부의 해경 해체 사례에서처럼, 정부 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다 같이 머리를 맞대어 더 나은 방향으로 개편하기보다 아예 없애버리는 극단적인 방식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단순히 정국 운영에 쉽게 입맛대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국민의 목소리를 제도 속에 녹여내는 행위다.

 

국가 기관이 비효율적이거나 부패했다고 무작정 폐지해 버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 해결책일까. 국민의 뜻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폐지’ 선언이 아니라 민의(民意)를 반영한 지속 가능한 제도 설계와 그에 맞는 책임 있는 운영일 것이다.

 

 

배정아 기자  jeonga133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