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심폐소생, 홀로그램 강의… ‘AX 캠퍼스’ 뜬다
AI 기반 캠퍼스 구축 불붙어 단국, 바이오헬스플래닛 활기 내년에는 인공지능학과 출범 대리학습·표절·커닝 경계해야
수술용 비누로 손을 씻고 환자 상태에 따라 수액 종류를 고른다.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근육주사 가운데 어느 방법이 효과적일지 판단해 주사기를 조심스레 주입한다.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 온 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가상현실(VR)·확장현실(XR) 기기로 이런 생생한 장면을 체험한다. 실제 실습에 앞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임상 시나리오와 응급 상황을 사전에 경험한다.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에 있는 ‘바이오헬스플래닛’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강의 모습이다. 이곳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XR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교과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 강의, 학생 수강’의 전통적인 강의실 풍경과는 완전히 다르다.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이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 시대로 진입하면서 대학의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다. AX는 AI와 VR, XR 기술을 동시에 적용해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의 틀을 깨고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대학생의 86%가 학습에 AI를 활용한다.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은 기본이고, 기초적인 맥락만 던져주면 AI가 코드를 생성해주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도 유행이다. 하버드·스탠퍼드·옥스퍼드 등 글로벌 대학은 경쟁적으로 강의실과 연구실에 AX를 집어넣고 있다.
우리 대학도 AX에 적극 대응 중이다. ‘홀로그램’ 활용 강의 시스템 운영도 그중 하나다. 기자가 실제 ‘산업 프로젝트’ 과목의 강의실에 가보니 최첨단 전자칠판과 홀로그램 장비를 활용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바이오헬스 수업은 온라인으로 구성돼 있어 홀로그램 장비가 ‘AI 교수’ 역할을 한다. 정우석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대학사업단 과장은 “간호학과 학생들은 최신 장비를 활용해 임상 상황 숙달과 주사, 감염 관리 등 여러 훈련을 해볼 수 있는 체계적인 실습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새 학기에 출범하는 인공지능학과는 우리 대학의 AX 캠퍼스 구축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다수 대학이 ‘시각 지능(Vision AI)’이나 ‘언어 지능(Language AI)’ 역량 확보를 목표로 삼는 것과 달리, 우리 대학은 ‘피지컬 AI(Physical AI)’와 ‘인간중심 AI(Human-Centered AI)’ 역량을 키우는 것을 학부의 최종 목표로 삼는다. 김동재 (인공지능)교수는 “인공지능학과는 특정 영역 지식에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며, 모든 학과의 AX를 가속하는 ‘핵심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분야는 대학원과 통합·연계해 운영하는 점이 강점이기도 하다. SW융합대학은 단과대 사업을 통해 학부-대학원의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학부 시절부터 한국정보과학회 산하의 학회에 참가해 장학금을 받으며 연구 경험을 쌓고, 우수한 성적을 받는 학생들은 조기에 ‘DKU Startrack’으로 선정해 장학금을 받으며 학석사연계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
우리 대학은 AX 캠퍼스에 발맞춰 교원 초빙 자격도 혁신 중이다. 문과대학인 영미인문학과와 경영경제대학 경영학부는 초빙 자격 기준에 ‘AI 강의 가능한 자’, ‘AI·머신러닝 처리 및 관련 분야 개발 경험자 우대’를 명시했다. AI와 밀접 강좌 확대에 시동을 건 것이다. 강원찬(사이버보안2)씨는 “AI와 데이터를 다루는 역량이 사회 진출의 핵심 역량이 될 것 같다”라며 “학생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25일 연세대에서는 비대면 시험 중 일부 수강생이 ChatGPT 등 AI를 이용한 답변을 제출해 논란이 일었다. AI가 대학에 스며든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시험 커닝이나 대리학습, 표절 같은 부작용 대책도 시급한 실정이다.
박가경·강민·구민채·신동민 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