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데식 타임캡슐
여러분은 18번 노래가 있나요? 저의 18번 노래는 산울림의 <너의 의미>입니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시간 과제로 활용한 노래지요.
표현 기법이 들어간 노래를 선정해 나의 해석을 작성하라는 과제였어요. 은유와 직유 같은 것들이 잘 와닿지 않던 나이라 가사 한 구절마다 엄마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나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때 엄마가 해준 말만은 선명합니다. 저의 눈, 코, 입 모든 것이 소중하다고요.
<너의 의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너’만을 위한 세레나데입니다.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사랑을 하는 사람의 신경은 늘 사랑하는 대상의 주파수에 딱 맞추어져 있지요. 친구와 다퉈 기분이 상한 채로 집에 들어온 날이었습니다. “갔다 왔어.”를 발랄한 톤으로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친구와 싸웠냐고 묻더군요. 주파수에 딱 걸리고 만 것입니다. 어떻게 속이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신경은 늘 섬세한 걸요.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 드는 창을”
사랑을 한다는 것은 너 있는 쪽으로 내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일입니다. 하루 종일 내 눈에 너만 담겠다는 의지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가을 햇살처럼 웃는 것을 보는 게 엄마의 창문 밖 계절일 테지요. 그래서 우리의 하루는 혼자만의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과제가 쌓였다는 핑계로 본가에 안 간 지 꽤 되었네요. 엄마와 나눈 카톡을 열어보니 읽었다는 뜻의 하트 표시로 얼버무리는 쪽은 항상 저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치사하리만큼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