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근로 1순위 비율 17%p 하락, 우리 대학은 예외다

단국, 저소득층 최초 선발 준수 타 대학보다 수혜 비율 높아 전국적으론 3순위 비율 3배↑ 학생 출근부 어플 개선 필요

2025-11-25     한지수·오은서·황혜진 기자

저소득층 학생에게 안정적인 학업 환경을 제공하고, 학업과 생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 바로 국가근로장학금이다. 많은 학생이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제도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최근 국가근로장학생 가운데 저소득층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중위소득 이상 근로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 제도의 취지가 `저소득층 학생 우선 지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현행 수혜 구조의 기능 점검이 요구되는 것이다.

 

국가근로장학생 선발의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학자금 지원구간이다. 이 구간은 학생 가계의 경제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기준으로, 저소득층(1순위)의 우선 선발을 제도의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하지만 최근 1순위 비율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한국장학재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5%에 달했던 1순위 수혜자 비율은 작년 68%로 17%p 급감했다. 반면 중위소득 이상(7~9구간) 학생 비율은 5%에서 작년 17%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학생 비중은 줄고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학생들이 더 많은 근로 기회를 가져가는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국정감사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낮은 시급과 부족한 근로시간 등으로 인해 저소득층 학생들이 실제 생활비 충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근로장학제도는 필요 기반 원칙을 갖고 있으며 실제 운영에서는 대학별 예산 배정 방식과 근로지 운영 규정이 다르다. 이 때문에 지역·대학 규모에 따라 학생들이 체감하는 혜택에도 격차가 발생한다.

 

일부 대학은 근로지 수가 적어 1순위 학생이더라도 원하는 시간에 근로를 배정받기 어렵다. 반대로 근로지가 많더라도 단기적 인력 수요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제도 목적과 어긋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러한 제도 설계와 현장 운영 간의 차이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기회가 실제 근로지 수요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순위 단국 98%, 전국 68%
현장의 목소리도 비슷하다. 우리 대학 교내 근로장학생 A씨는 “국가근로 시급이 최저임금(1만 30원)과 동일한 데다 한 달 근로 가능 시간이 제한돼 있어 생활비를 채우기 어렵다”며 “부모님 지원이 끊기면 시급이 더 높은 아르바이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국가근로장학금 업무처리기준을 준용해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층을 우선하는 원칙 역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학팀 관계자는 “저소득층(1순위) 학생 선발을 기본으로 하되, 동일 구간 내에서는 평균 성적, 이전 근무평가 등 세부 배점을 종합해 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은 최근 수년간 1순위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학기별로 신규 근로지 또는 일부 근로지의 일시적 수요 증감에 따라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배정 인원의 규모에서 뚜렷한 추세 변화는 없다”고 했다.

 

올해 2학기 최초 선발 기준을 보면 죽전캠퍼스는 263명 중 261명(99.2%), 천안캠퍼스는 189명 중 185명(97.9%)이 1순위 학생이다. 장학팀 관계자는 “1순위에 해당하지 않는 일부 학생들은 경제 외 우선선발 대상자에 해당하며, 해당 자격으로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다자녀가정 ▶자립준비청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퇴계중앙도서관에서 근로 중인 서예진(퇴계사회1)씨는 “우리 대학은 소득구간 반영이 비교적 투명하게 작동한다고 느낀다”며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기회가 돌아가도록 평가 기준을 조금 더 정교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로시급 1만 30원 최저임금 수준
근로장학생들의 처우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지적되는 문제는 출근부 시스템이다. 한국장학재단은 근로시간 관리의 정확성과 편의를 위해 모바일 ‘한국장학재단 출근부’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용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장학재단은 앱 개발비로 약 3억5천만 원을 투입했고, 운영·보수 인건비만 해마다 9천900만 원을 배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 앱스토어 평점은 1.3점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잦은 오류로 인해 근로시간이 정상적으로 기록되지 않거나, GPS 인식 문제로 출근·퇴근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 A씨는 “출·퇴근 시간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자주 난다”며 “어플리케이션에 입력되는 시간만큼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중요한 절차인데, 개선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출근부 앱은 장학금 지급액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오류가 반복되고 개선 속도마저 더딘 상황은 학생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근로 학생들은 “근로장학생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출근부 시스템 역시 그에 걸맞게 안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한국장학재단의 기술·관리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 맞춤 근로지 배정 아쉬워
근로 여건의 문제도 있다. 시험기간에는 운영시간이 늘어나는 도서관의 경우, 기존 근로 시간보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서 씨는 “마감 근로를 맡은 학생은 운영시간 연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추가 업무를 하게 된다”며 “학업이 몰리는 시기와 겹쳐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은 근로지 요건으로 전공과 연계된 업무, 취업역량을 높일 수 있는 직무 경험을 제시하고 있으나 학생들은 실제로 진로와 연결된 근로지를 선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김승희(심리치료4) 씨는 “국가근로의 장점 중 하나가 실무를 배우고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인데 희망 진로와 연계된 근로지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아쉽다”고 말했다.

 

희망근로지는 원하는 근로지에서 일하며 경제적 지원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현재 우리 대학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2학기에 국가근로장학생 선발자를 대상으로 근로지 희망 설문을 진행했다. 아직 공식 제도는 아니며 참고용으로만 활용됐다. 김 씨는 “학생 수요를 반영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향후 정식 제도로 확대되면 학생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국가근로장학생 수는 기존 14만 명에서 20만 명까지 대폭 증가했다. 사업 예산 또한 1667억원 추가 편성되며 제도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예산이 커질수록 제도가 ‘정말 필요한 학생에게 제대로 도달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은 더 중요해진다. 국가근로장학금이 실질적인 교육 복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소득 구간을 기반으로 한 공정한 선발, 오류 없는 근로 관리 시스템 구축, 학업·진로와 연계된 근로 환경 마련이라는 기본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제도가 내실 있게 작동할 때 국가근로장학금은 대학생의 학업 지속 가능성과 진로 역량을 강화하는 실질적 교육복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지수·오은서·황혜진 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