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부터 스포츠까지… 암표가 잠식한 티켓 시장

올해 신고 1020건 `껑충' 재판매 사이트 가격 10배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과도한 금지 규정은 경계"

2025-11-25     강민 기자, 이정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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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어요. 취소표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최근 콘서트를 방문한 이지현(식품자원경제3)씨는 티켓값의 정가보다 35만 원가량 웃돈을 주고 암표티켓을 구매했다.

 

공연·스포츠 시장에 만연한 암표 거래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법률상 ‘암표’라는 용어는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다. 통상 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티켓 혹은 부정한 방법으로 확보한 티켓을 판매하는 행위를 암표라고 부른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공연 분야 암표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올해 접수된 전체 신고 건수는 1020건에 달한다. 2020년, 359건에 불과하던 신고 건수에 비하면 눈에 띄게 치솟은 수치다.

 

암표 거래가 늘어나면서 정가로 공연을 관람하려는 관객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인기 공연의 경우 예매 시작 직후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거나 먹통이 되는 일이 반복돼 일반 이용자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공연 표를 구매한 A(문예창작1)씨는 “접속 오류로 예매가 막힌 사이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 스탠딩 좌석이 100만 원대로 올라오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암표 거래는 관객들에게 심리적 불안과 예매 과정의 혼란까지 초래한다. 이 씨는 “암표로 구매한 티켓이 입구에서 걸려 입장하지 못할까 봐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A씨 또한 “지인이 직접 예매한 티켓인데도 판매 사이트가 ‘비정상적인 움직임’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소명 자료를 요구했다”며 실질적인 대응책 없이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의 조치를 비판했다.

 

암표 논란이 커지면서 예매처와 주최 측이 실명 확인 절차를 강화했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공연장 입장 시 예매자와 입장자의 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단계에서 혼란이 벌어지곤 한다. 이 씨는 “신분증과 예매자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로 제지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공연 직전까지 마음을 졸이며 입장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전까지는 공연장 주변에서 이뤄지는 오프라인 암표 거래만을 제한하는 ‘경범죄 처벌법’이 유일한 규제였다. 하지만 온라인 예매와 티켓 재판매 사이트가 주류가 된 이후에는 규제 사각지대가 커졌다. 이에 대응해 매크로 등 자동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예매·판매를 금지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도입됐지만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었다. 암표 판매상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매크로 등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예매했고 웃돈을 붙여 판매했다는 사실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 남기연(법학) 교수는 “매크로를 사용했는지는 주최 측이 알기 어려워 입증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발의된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권의 부정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남 교수는 “과도하게 포괄적인 금지 규정은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며 공연 시장을 경직시키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부정 취득·부정 판매는 엄격히 단속하되, 안전하게 재판매·재구매할 수 있는 공식 재판매 시장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 기자, 이정연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