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한 번의 창작
⑫ AI 뮤지션 시대
AI 뮤지션 ‘브레이킹 러스트(Breaking Rust)’가 만든 노래 ‘Walk My Walk’가 빌보드 차트 컨트리 부문 1위에 올랐다. AI 뮤지션 자니아 모네(Xania Monet)의 곡 ‘How Was I Supposed to Know?’도 빌보드의 R&B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중음악 분야에서 성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이 두 노래는 모두 음악 창작 인공지능 ‘수노(SUNO)’로 만들어졌다.
누구나 인공지능 모델을 사용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인공지능으로 음악을 만드는 방법은 너무나 쉽다.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고 창작 버튼만 눌러도 새로운 음악이 몇 분 안에 만들어진다. 사람의 목소리를 가진 AI 가수를 만들어 노래를 창작할 수도 있다.
그동안 콘텐츠를 창작한다는 것은 인간의 정신이 투영되는 고도의 작업으로 간주됐다. 오랜 기간의 교육이 있거나 타고난 천재성을 타고나야만 좋은 글과 음악·영상 등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은 새로운 세상을 우리에게 만들어주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Deezer)에 따르면 전 세계 음악 플랫폼에 하루 평균 5만 곡의 AI 생성 음악이 업로드되고 있다. 인공지능 창작은 버튼 하나를 누르면 되는 정도로 쉽지만, 인공지능의 콘텐츠 생성 과정이 아직까지는 인간이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있다. 창작자가 원하는 음악을 인공지능으로 만드는 것은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한다. 물론 가끔 창작자가 기대한 것 이상의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많은 프롬프트(prompt)를 입력하고 생성 버튼을 수없이 눌러도 쓰레기 같은 결과물이 쏟아진다.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차분하게 인공지능과 소통하느냐, 그리고 인공지능 모델의 특성을 잘 아느냐가 지금으로서는 원하는 콘텐츠를 인공지능으로 창작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인공지능의 혁신은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큰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시대다.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AI 뮤지션들의 활약이 보여주듯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창작물에 대한 갑론을박보다는 콘텐츠가 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더욱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경쟁력을 가지는 되는 세상이다.
고찬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