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115. 사회-저스틴 브룩스 『당신도 죄 없이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

2026-03-10     김민수 기자

 

출판사: 반니
출판일: 2024년 3월 15일 
페이지: 356
※ 도서관 보유 여부
(죽전: O, 천안: O)

 

새벽 12시 15분, 어둠이 깔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한 멕시코인 부부가 무장 강도를 당했다. 부인이 자신에게 총구를 겨눈 괴한을 마주한 시간은 단 몇 초에 불과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의 사진 식별 절차에서 부인은 용의자 인상착의를 잘못 특정했고, 그 결과 인근에 거주하던 17세 소년 팀 앳킨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억울한 누명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무려 2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죄 없이 감옥에 갈 수 있다니,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30년간 무죄 변론에 혼신을 다해 35명이 넘는 무고한 피해자들의 누명을 벗긴 이 책의 저자, ‘저스틴 브룩스’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평범한 시민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과정이 절대 복잡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때로는 팀의 사례처럼 목격자의 오인이, 때로는 변호인의 부족한 조력이, 사건 해결을 위한 허위 자백 강요가 오판을 만들었다. 1994년 살인 사건 누명을 쓴 20대 여성 매릴린 멀레로의 사례가 그랬다.


목격자의 위증과 유죄를 인정하면 사형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과거 그녀는 스스로 유죄를 시인했다. 변호인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사형 선고를 받아야 했던 그녀는 25년간의 투쟁 끝에 2020년 사면 선고를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격언은 형사 재판의 근간인 무죄 추정의 원칙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 원칙은 때로 범인을 처벌해야 한다는 분노와 수사기관의 확증 편향 속에서 힘을 잃는다.


저자는 사법제도가 무용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만든 제도이기에 불완전할 수밖에 없음을, 오판은 인간의 편견이 존재하는 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이 책이 미국과 달리 유죄 협상제가 없는 우리나라에도 울림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다시금 묻는다. 그대가 믿는 정의가 단 한 점의 무고함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김민수 기자 epicviolet021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