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는 인술, 디지털로 구강 건강의 새 시대 열다”
김철환 치과대학 죽전치과병원장
대한민국엔 11개(사립 5개, 국립 6개)의 치과대학 부속병원이 있다. 그 중 우리 대학은 천안·죽전·세종 세 곳에 치과병원을 운영하며 국내 치의학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죽전치과병원은 경기도 내 유일한 치과대학 부속병원이다. 연간 8만 여명의 환자가 내원하는 지역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공공의료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철환(63) 병원장은 지난 24년간 우리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돌봐온 베테랑 치의학자다. 2024년 취임한 김 원장은 대한치의학회장 재임 시절 ‘표준치의학용어집’ 발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국내 치의학계의 기틀을 다져왔다. 그는 현재 디지털 워크플로우 도입을 통한 병원의 혁신과 더불어 장애인 구강 진료 및 지역사회 협력 등 대학병원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진단의 오차를 줄일 수는 있지만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의사의 손끝은 결코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김 병원장을 만나 그가 꿈꾸는 치과 의료 미래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단국대 치과대학에서 24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김철환이다. 우리 병원은 경기도 내 유일한 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연간 8만 여명의 환자가 내원하는 지역 거점 의료기관이다. 죽전치과병원은 공공의료의 핵심 기관으로서 도민들의 구강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
단국 치과병원의 강점은 무엇인지.
“우리 대학은 1980년 천안캠퍼스에 치과대학을 유치한 이래 현재 천안·죽전·세종까지 세 군데의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11개 치과대학 중 우리 대학이 명실상부 국내 치과 의료를 선도하는 대학임을 증명한다. 죽전치과병원은 ‘경기도 장애인 구강 진료센터’를 운영하며 전신마취 수술은 물론 장애인 전문 의료인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
병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의료는 공공재라는 신념 아래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작년 가을 경기도의료원과 MOU를 체결해 의료 인력과 시설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 병원의 전문의 26명을 포함한 우수한 의료진은 공공 인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취약계층 환자 전원에 힘쓴다. 수원고등법원과 의료 감정에 관한 협약을 맺는 등 사법 영역에서의 의료 자문 역할도 수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디지털 워크 사업’을 통해 환자 순환 문제를 개선하고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기도 내 유일한 치과대 병원
연간 8만 환자 찾는 거점 기관
장애인 진료센터 지원 운영
소외계층 위한 공공의료 매진
‘디지털 워크플로우’ 전격 도입
구강 스캐닝·원데이 진료 실현
의료계에 AI와 디지털 기술 도입이 활발하다.
“우리도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구축했다. 구강 스캐너는 물론 안면 스캐너를 통해 얼굴 골격까지 3차원으로 분석한다. CBCT(콘빔 시티) 데이터를 결합해 임플란트 가이드 수술이나 보철 교정에도 활용하고 있다. 휴먼 에러(Human Error)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진단과 수술의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중이다.”
환자들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내원 횟수가 줄어든다. 과거에는 찰흙 같은 인상재로 본을 떠 크라운 등을 제작했다. 이제는 디지털 스캐닝으로 단시간에 끝난다. 당일 치아를 제작하는 ‘원데이 크라운’이나 ‘원데이 임플란트’도 가능해졌다. 정밀도가 높아지니 치료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신뢰도도 높아진다.”
AI가 의료 현장에 도입되며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AI가 오차를 줄이고 진단을 도울 수는 있다. 의료의 본질인 환자와의 공감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책임과 윤리적인 판단 역시 인간 의사의 몫이다. AI는 훌륭한 도구일 뿐, 최종적인 치료의 완성은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의사의 손끝에서 이뤄진다.”
병원이 교육 공간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와 함께 어떤 임상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병원을 미래 치의학도를 양성하는 거대한 강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한 학년에 61명인 우리 대학 재학생들이 2년 동안 병원에 출석하며 토론식 강의와 병원 실습 교육을 받는다. 24명의 인턴 및 레지던트도 전문적인 수련 교육을 받고 있다. 외국 치과대학 학생들의 견학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권역의 타 대학 치위생학과 학생들도 위탁 교육을 위해 우리 병원을 찾아 실습을 진행한다.”
기억에 남는 연구는.
“학위 논문 주제였던 ‘구강암 암세포의 유전자 단백질 발현’에 관한 연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관련해 지금도 구강암 환자들을 진료하며 새로운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치의학회장 재임 시절 ‘표준치의학용어집’ 개정판 발간 사업이 개인적으로도, 치의학계 전체로도 매우 뜻깊은 연구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표준치의학용어집’이 흥미롭다.
“용어의 표준화는 교육·연구·임상 의료 현장의 근간이 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시대를 맞아 정보의 체계화는 필수적이다. 표준화된 용어가 없으면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돼 진료 현장이 왜곡될 수 있고, 미래 지식기반 사회에서 의료 정보의 활용이 제한된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24개 전문 학술단체와 보건복지부가 협력해 최신 표준화 용어집을 완성한 것은 우리 세대가 미래 후학들에게 남겨주어야 할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본다.”
병원장의 일과가 궁금하다.
“병원장으로서 122명 교직원을 행정적·의료적 서포트하는 것이 업무다. 교수이기도 하기에 천안캠에서 학부 및 대학원 강의를 병행하고, 연구자로서 논문 작업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나라에서 준 면허가 있으니 환자 진료도 직접 챙기고 있다. 일과가 이 모든 역할로 꽉 차 있지만 각 분야가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낸다.”
대학생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핵심적인 구강 건강 팁이 있다면.
“기본은 ‘333 법칙(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이다. 스마트폰 타이머를 3분에 맞춰놓고 구석구석 닦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 칫솔은 평생 쓰는 게 아니라 3개월마다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임을 잊지 마라. 치실과 치간 칫솔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만으로도 구강 질환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
20대에 나타나는 구강 증상은.
“시험 기간이나 취업 준비 시기에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 구내염이 생기거나 잇몸이 붓고 입냄새가 심해진다. 이때 탄산음료나 단 커피보다는 채소 스틱·치즈·견과류 같은 구강 건강에 좋은 간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당뇨가 있는 학생들은 잇몸 질환에 취약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단국 가족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작년 기준 3000여명의 재학생·동문이 내원했는데 이들은 진료비의 20%(급여 및 비급여 포함)를 감액받을 수 있다. 직계 존·비속도 10% 혜택이 있다. 스케일링 등 정기 검진을 위해 우리 병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권한다.”
의료인을 꿈꾸는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 가지 당부하고 싶다. 첫째, 교과서가 아닌 사람을 봐라. 질병만 보려 하지 말고 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 자체를 이해해야 진정한 치유가 일어난다. 둘째, 팀 스피릿(Team Spirit)이다. 의료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간호사·행정 직원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셋째, 선배와 교수의 멘토링을 소중히 여겨라.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경험의 지혜다.”
40년 가까이 환자를 돌보며 김 병원장이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질병이라는 현상에 매몰되지 않고 아픔을 가진 사람을 온전히 마주하는 것. 그것이 그가 꿈꾸는 환자가 가장 행복한 병원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봐라.” 이 한마디는 미래의 전문가를 꿈꾸는 단국인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날카롭고도 따뜻한 조언이다. 오늘도 그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후학들에게 인술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김철환 원장은 1988년 경북대 치과대학 학사. 1999년 단국대학원 치의학 석사. 2003년 단국대학원 치의학 박사. 2016년 단국대 천안치과병원장 취임. 2020년 제7대 대학치의학회 회장 역임. 2024년 단국대 죽전치과병원장 취임. 현 단국대 치과대학 교수 겸 죽전치과병원장.
김도연 편집장 lveoyeon9@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