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아침밥’, 학생은 뛰어가 먹고 정치권은 생색만

아침밥의 불편한 진실 지갑 가벼운 학생들 줄서기 경쟁 대학은 한정된 재원으로 어려움 정치권은 홍보만 하고 ‘나몰라라’

2026-05-06     김혜인·강민 기자, 권승현 수습기자

 

 

“1교시 수업 때문에 일찍 학교에 와야 하는데, 오는 김에 아침까지 해결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게 됐어요.”

 

성복역에서 매일 한 시간을 통학하는 정다원(법학3)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일주일에 3~4회 이곳을 찾는다. 그는 “시험기간에는 오전 8시에 와도 학생들이 긴 줄을 선다”며 “첫차를 타지 않으면 먹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전 8시 혜당관 학생식당 키오스크 앞. 오늘 아침밥 메뉴는 제육덮밥과 스팸마요다. 김소원(국어국문2)씨는 “아침밥을 먹기 위해 진리관 기숙사에서 여기까지 걸어온다”며 “대학생이기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 한다”고 말했다.

 

죽전캠

천안캠은 올해 학생식당 리모델링으로 인해 3월 24일부터 천원의 아침밥을 서비스했다. 천안캠 학생식당은 하루 180명을 웃도는 수의 재학생들이 이곳을 찾는다. 단대로에서 자취하는 김선겸(서양화3)씨는 매주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한다. 그는 “식비를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같은 시각 명지대에 천원의 아침밥은 뷔페식과 배식이 합쳐져 운영된다. 김도연(22)씨는 지난 4월 30일 오전 8시 30분에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학생식당을 찾아갔다. 김씨는 “매일 메뉴 구성이 바뀌고 식사의 질이 높아 많은 학생이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 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1000원으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해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유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2023년 사업을 도입해 죽전 100명, 천안 70명 규모로 운영을 시작했다. 2024년에는 죽전 120명, 천안 120명으로 확대됐으며 올해는 죽전 150명, 천안 200인분까지 늘어났다. 죽전캠퍼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천안캠퍼스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운영한다. 진광민 천안캠 학생팀장은 “천안캠은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 수업이 상대적으로 적어 화·수·목에 집중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솟는 물가에 식자재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지만 천원의 아침밥 지원금은 현장의 어려움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우리 대학 역시 예산 부족으로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정치권은 사업의 성과를 홍보하며 생색을 낸다.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대학 식당을 찾아 배식판을 들고 학생들과 ‘천원 아침밥 한 끼 사진’을 찍으며 사업 성과를 홍보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청년 뉴딜’을 비롯한 각종 청년 정책에 3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했으나, 대학생들이 체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예산 부족으로 대학이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을 이어가는 구조다. 

 

천안캠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김종찬 죽전캠 학생팀장은 “올해 1년 동안 2만2500명이 천 원의 밥을 먹을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해 진행하려고 했으나, 경기도 지원비가 계획 대비 50% 정도 줄어들면서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지방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이유로 예산을 감축했다. 또 지원 대상 대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개별 대학에 할당된 도비 예산이 쪼개졌다. 김 팀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줄어든 예산만큼 우리 대학 재원을 추가로 투입해 계획했던 하루 150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학교의 부담은 커졌으나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실제 운영 부담이 대학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남대는 지정 기탁받은 기부금으로 예산을 보완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해 왔고, 충남대는 ‘천원의 행복’ 기부 챌린지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이어질 경우 메뉴 질 저하나 운영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1식 5000원 기준으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 2000원, 대학 1000원, 지자체 1000원, 학생 1000원을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대학은 예산을 추가 투입하며 식수 사수에 힘쓰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 안에서 메뉴의 다양성까지 확보하기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현재 양 캠퍼스 식당에서는 매주 덮밥 2종류를 순환 제공하고 있으나, 이용 빈도가 높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메뉴 구성에 대한 아쉬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장기적인 학생 복지 모델로서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중심의 자치 운영 구조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생협은 구성원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고 수익을 복지로 환원하는 구조 덕분에 외부 환경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유지가 가능하다.

 

대학 생협을 운영 중인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는 정부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11년째 자체적으로 이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4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 운영대학’으로 선정된 한기대는 하루 평균 354명이 이용하는 등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 조선대도 교내 생협 편의점 ‘쿱스켓’을 통해 천원의 도시락을 판매하며,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이용 편의를 높이고 있다.

 

진광민 천안캠 학생팀장은 “물가 상승에도 학생들의 식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종찬 죽전캠 학생팀장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학생팀의 목표이기 때문에 매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인·강민 기자, 권승현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