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에서 흘린 땀… 관객에게 최고의 순간을 선사하다

115. GS아트센터 무대감독 박해준(공연영화·21졸) 동문

2026-05-06     박성준 기자

 

GS

■ 전공 : 공연영화학
■ 부전공 : 철학
■ 최종학점 : 3.2
■ 취업준비기간 : 1개월
■  주요 자격증 : 무대 기계 전문인 3급, 문화예술교육사 2급
■ 취업 강점 : 현장 실무 경험

 

작년 4월 GS그룹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GS아트센터는 ‘라이프 오브 파이’, ‘웨인 맥그리거 무용’ 등 재즈·클래식·뮤지컬·연극 공연들을 선보이며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서 무대감독으로 근무하는 박해준(공연영화·21졸) 동문은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 위 모든 안전과 약속을 책임진다.
그의 일과는 공연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한다. 외부 팀에게 대관하는 대관 공연 시에는 극장의 구조를 자세히 알고 있는 내부 전문가로서 기술적 지원과 안전 관리를 전담한다. 자체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기획 공연 시에는 제작 단계부터 관여해 무대 장치와 기계 구동의 전 과정을 감독한다.

 

학과 수업에서 찾은 무대 기술의 재미

박 동문이 무대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학창 시절이었다. 연극 연출을 꿈꾸며 공연영화학부에 진학했지만, 전공 수업을 통해 여러 장치를 다루며 무대 기술의 재미를 발견했다. 그는 “당시에 처음으로 무대 기술 쪽 직업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재학 중 별도의 동아리나 대외 활동을 할 여유는 없었다. 공연영화학부 특성상 낮에는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공연 제작과 연습에 매진해야 했다. 무대 기술과 경영, 연극사 등 실무와 맞닿아 있는 공연영화학부 커리큘럼은 훗날 그가 현장에서 마주할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공연 예술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면 업무를 하는 데 유리하다”며 “실무와 연계된 수업을 수강했던 경험이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연예술계는 경력직 중심의 시장이다. 프리랜서가 활성화돼 있는 업계에서 갓 졸업한 학부생이 베테랑들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는 면접장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력이 두터운 지원자들을 마주했다. 그럼에도 박 동문은 졸업 한 달 만에 취업에 성공했고, 그 비결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나를 한 장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

그는 부전공인 철학을 통해 배운 논리적 사고와 본질에 대한 탐구를 취업 준비에 녹여냈다. 그는 “취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서류 한 장에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철학 수업을 들으며 끊임없이 자아를 성찰했던 습관이 나만의 서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자격증이나 경력을 나열할 때 전문성이 흩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한 결을 유지했다. 강점을 어필하는 데 방해가 되는 스펙이라면, 이력서에서 과감히 삭제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일일수록 “환상 경계해야”

LG아트센터와 예술경영지원센터를 거쳐 GS아트센터에 합류한 박 동문은 이곳의 ‘개관 멤버’다. 건물의 리모델링  과정부터 함께한 그는 공연장 구석구석의 히스토리를 꿰뚫고 있다. 박 동문은 “공사 과정부터 지켜본 덕분에 공연장의 설비와 한계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며 “외부 공연팀이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극장의 역사를 알기에 대안을 제시하거나 설비를 미세하게 조정해 가능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위기의 순간이다. 기술적 문제로 공연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 모든 스태프가 합심해 대책을 마련하고 순식간에 다시 막을 올리는 단합력은 그를 무대 뒤에 계속 서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박 동문은 앞으로 무대 위의 모든 메커니즘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예술 공학자’가 되고자 한다. 그는 “기술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 때 가장 가치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는 현대 무대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관객이 작품의 메시지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박 동문은 무대감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첫 번째는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환상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는 “공연이 좋아서 시작한 일일수록 그것이 업무가 됐을 때의 괴리감을 견뎌야 한다”며 “남들이 쉴 때 일하고 주말을 반납해야 하는 직종 성격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일이 싫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장르의 편식을 버리는 것이다. 박 동문은 “GS아트센터 같은 다목적 극장에서는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수많은 장르를 다룬다”며 “한 장르만 고집해서는 변화하는 공연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늘도 박해준 동문의 무전기는 쉼 없이 울린다.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예술로 변하는 짧은 시간을 위해 그는 커튼 뒤의 어둠 속에서 매일 뜨거운 숨을 몰아쉬고 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 매력”

 

-회사 위치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508이다.”

 

-바쁜 시기가 있다면.

“기획 공연을 진행하는 봄·여름 시즌인 3~6월이 바쁘다. 외부 대관 공연과 달리 기획 공연은 기획부터 제작·진행까지 전 과정을 내부 인력이 맡기 때문에 업무량이 더 많은 편이다.”

 

-직장의 장점은.

“타 아트센터나 공연장은 대개 저마다의 분위기나 틀이 있다. GS아트센터는 개관한 지 얼마안돼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다. 또 외부 팀과 협업하는 공연부터 내부 기획 공연까지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폭넓은 공연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채용 방식은.

“서류 전형을 거쳐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실무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직무 역량과 전문성을 확인한다. 임원 면접에서는 GS 아트센터의 앞으로의 방향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원자가 어떤 식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필수 역량은.

“공연 기술에 대한 기본 지식은 필수다. 무대 도면 작업을 위한 캐드(CAD)나 스케치업 등 그래픽 프로그램 활용 능력이 중요하며 무대 보수를 위한 목공 기술도 큰 도움이 된다”

 

-힘든 점이 있다면.

“관객이 몰리는 저녁과 주말에 근무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획 공연 때는 10일 이상 연속 출근할 정도로 바쁘다. 그러나 출퇴근이 자유롭고 공연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교대로 길게 쉴 수 있다. 직장인이지만 프리랜서처럼 유연하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제공되는 복지는

“기획 공연 50% 할인과 더불어 도서 구매, 체육 활동, 공연 관람 등을 위한 복지비가 별도로 지원된다. 개인의 성장이 곧 서비스 질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회사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외에도 유연한 출퇴근제와 넉넉한 식대 지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박성준 기자 sj7395@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