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학 랭킹 THE ‘주춤’, QS ‘약진’… 단국 경쟁력 희비
THE는 601~800위로 하락 QS는 67계단 급상승 272위 평가지표 다른 게 큰 원인 우리 대학 노력 성과 가시화 이공계 연구비 3배로 급신장 사회과학 논문 피인용 12위
우리 대학의 국제 경쟁력 순위가 평가기관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평가기관별로 평가 지표와 가중치가 다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따라서 특정 평가기관의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대학 랭킹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지만 누구나 체크한다(Nobody likes it, but everybody checks it)’라는 말이 있듯 글로벌 평가는 대학의 자존감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최근 우리 대학이 주목할 만한 평가가 있다. 바로 ‘THE’와 ‘QS’다. 지난 23일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타임즈 고등교육(이하 THE)이 발표한 ‘2026 THE 아시아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 순위는 501~600위에서 601~800위로 하락했다. THE는 이번에 연구지표를 연구 강도(Research Strength)’, ‘연구 우수성(Research Excellence)’, ‘연구 영향력(Research Influence)’ 등으로 세분화했는데 우리 대학은 이 부분에서 약세를 보였다.
교수 연구력 상대적 열세 큰 과제
반면 영국의 QS가 발표한 ‘2026년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는 작년 대비 67계단 상승한 272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국내 순위 30권 내 대학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2026 QS 아시아대학평가 기준은 ▶학계 평판도(30%) ▶졸업생(기업) 평판도(20%) ▶교원당 학생수(10%) ▶국제 연구 네트워크(10%) ▶논문당 피인용 수(10%) 등 11개 지표로 구성된다.
우리 대학은 전 지표에서 점수가 상승했다. 특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계 평판도’는 2024년 4.8점에서 올해 10점으로 상승했으며 순위 역시 작년 대비 58계단 올랐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의 ‘기업 평판도’ 역시 2024년 3.5점에서 올해 8.4점으로 올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는 평판도 중심의 평가 구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편 ‘교원당 논문 수’ 8.7점, ‘논문 피인용 수’는 35.6점에 그치며 연구 영향력 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연구 성과의 한계는 인력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교원당 학생 수 지표에서는 91점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교육 여건 측면의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전임교원 확보율은 2025년 기준 학생정원 대비 73.76%, 재학생 기준 67.19%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교수 1인당 담당해야 할 강의 외의 행정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 성과 확산 측면에서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4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인문사회 분야 교수당 국내 논문 게재 부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26 QS 전공별 평가’에서도 석유공학(101~150위)을 비롯해 ▶교육학 ▶재료과학 ▶농림학 ▶의학 ▶생물과학 등 6개 분야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성과가 확인됐다. 공학 분야에서도 우리 대학은 ‘전자·컴퓨터 분야 논문당 특허 피인용 많은 대학’ 5위를 기록했다. 클래리베이트 관계자는 “논문의 특허 피인용은 일반적인 논문 인용과 달리 드문 사례로, 산업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 THE 분야별 세계대학평가’에서는 7개 분야가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상위권에 이르지 못해 분야별로 성과의 형성과 확산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공학·이공계 산학협력 괄목 성장
우리 대학 공학·이공계 분야는 연구비 수주와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빠른 외형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 기초연구사업에서 53개 과제를 수주하며 총 250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과제 수와 연구비는 각각 작년 대비 4.8배, 3배 증가했다. 황윤자(공학교육혁신센터) 교수는 “공학과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융합 생태계가 우리 대학만이 가진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성과는 교육 현장에도 나타났다. 교육혁신원은 AI 페르소나 교육모델을 도입했으며, 산학협력단은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 환경 안정화를 위해 2년간 15억 7천만 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한계는 드러난다. 홍웅기(융합반도체공) 교수는 “인력과 시스템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단기 성과 중심 평가가 도전적 연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 분야는 인문·사회 분야 교수당 논문 피인용 12위를 기록하며 수치로 확인되는 성과를 보였다. 작년 국가직 5급 공채 합격자 2명, 지역인재 7급 행정직 4명을 배출했으며 최근 5년간 누적 합격자는 13명에 달한다. 공공 영역 진출과 학문적 깊이를 축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마음건강연구소는 청소년 자살 예측 모델 개발과 AI 기반 치료 연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연구소는 산학연 협력 정책 개선안을 정부에 제안하는 두뇌집단 역할을 맡고 있다. 두 연구소 모두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돼 2030년까지 각 15억 6천만 원을 지원받는다.
김태연(행정) 교수는 “KCI 논문 실적은 우수해도 글로벌 연구 무대에서의 영향력 지표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연구 영향력 측면에서의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학 측은 사회과학 분야 피인용 가중치를 1.5에서 2.0으로 상향하는 인센티브 개편을 단행했다. 김 교수는 “국제학술지 게재에 대한 교원들의 동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역량 입증, 국제화 내실 필요
우리 대학은 지난 3월 교육부 주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에서 최상위 등급인 ‘우수 인증대학’에 선정되며 유학생 유치·관리 체계 측면에서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실제 유학생의 학업 경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디자인 에이전시 취업을 목표로 재학 중인 스테파니(커뮤니케이션디자인3)씨는 “합리적인 등록금과 기숙사, 장학 제도 등 실질적인 지원이 선택에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화가 특정 지역과 프로그램에 집중된다는 한계도 있다. 조성현 국제교육1팀장은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 위주인 유학생 국적을 다변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단순한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적정한 규모의 유치를 유지하며 내실 있는 국제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박선호 연구처장은 “최근 대학 경쟁력 평가가 ▶연구비 ▶논문 ▶피인용 ▶국제 공동연구 ▶산학협력 등 정량적으로 확인 가능한 지표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공학 ▶의학 ▶바이오 ▶자연과학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성과가 빠르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 성과 지표를 단순한 격차 확대로 분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대학은 이미 교육·사회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국내외 평가에 진입하거나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처장은 “학문 분야 간의 단순한 균형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분야가 가진 강점을 서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첨단기술과 인문 사회적 통찰, 지역사회 기여와 학생 중심 교육이 함께 작동하는 종합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이정연·강민 기자, 김유림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