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의 비타민 ‘교양 교육’ AI 시대, 다양성·내실 절실하다

단국 교양 교육의 현실 총 130학점의 21.5%인 28학점 권장 35%, 전국 25%보다 낮아 본지, 재학생 105명 설문 예술·문화 인기, AI 시들 수요 반영 등 체질 개선을

2026-05-19     김혜인·강민 기자, 김창호 수습기자

 

 

교양 과목은 학문의 경계를 넘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다지는 배움터다. 전공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는 ‘대학 생활의 비타민’과 같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교양교육 이수 비율은 전체 졸업 학점의 21.5%에 그친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 권장 비율인 35%는 물론, 전국 대학 평균인 24.9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글로벌 대학들이 교양 교육에 사활을 거는 원인은 명확하다. 기술의 수명이 극도로 짧아진 인공지능(AI)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기초학문과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기본기’가 인재의 생존력을 결정한다. 미국 하버드·예일대는 전체 이수 학점의 29~42%를 교양과정으로 채우며, 미국 주요 주립대학들은 최대 57%까지 할당한다. 일본 대학들도 3분의 1 이상을 필수 이수하게 하는 ‘배분 이수제’를 고수한다. 

 

대학 교양 교육은 전공 지식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사고력·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한다.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배우며 기본 역량을 갖추게 해 전공 교육의 바탕이 된다.

 

우리 대학의 교양교육 이수 체계는 단과대학과 모집 단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학생은 학문기초를 제외한 영역교양과 공통교양을 최소 28학점을 이수한다. 다만 ▶프리무스국제대학 ▶법과대학 ▶공과대학 ▶사범대학 등 일부 모집단위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신소재공학과 ▶에너지공학과 ▶경영공학과 ▶제약공학과의 경우 교양 최저 이수 학점이 19학점(공통교양 13학점, 영역교양 6학점)으로 일반 학과보다 더 낮게 책정돼 있다.

 

교양 이수 체계는 학과별 편차를 보여준다. 학과별 졸업 최저 이수 기준 자체가 다르게 설계됐고 전공 과정에서 프로그래밍과 SW 수업을 이수하는 공학 계열의 특성을 고려해 영역별 SW·AI 교양 이수 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전공 중심의 교과 설계와 교양 전담 교원 부족으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양 과목의 폭도 제한적이다. 2023년 기준 중앙대는 1726개의 교양 강좌를 개설했다. 우리 대학은 2026학년도 1학기 기준 죽전캠 선택교양 65개·영역교양 111개를, 천안캠에는 선택교양 52개·영역교양 121개를 개설했다.

 

타 대학과의 격차는 뚜렷하다. 서울대(36학점), 연세대(34학점), 중앙대(31학점)는 우리 대학보다 높은 교양 이수 기준을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AI) 교양 역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대학은 공통교양 ‘대학SW·AI입문’을 전 학과 필수 이수 과목으로 운영한다. 작년부터 단과대학별 영역교양 SW/AI 과목을 별도로 개설했다. 문과대학 ‘인공지능과인문학’, 경영경제대학 ‘경영경제분야AI활용입문’ 등 학문과 AI를 융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육 내용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대학SW·AI입문’은 기존 ‘창의적 사고와 코딩’과 ‘대학기초 SW입문’을 통합해 2024학년도에 신설됐다. 과목명에 AI가 포함돼 있음에도 실제 수업에서 관련 내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기초 이론과 윤리를 충분히 다루지 않은 채 실습 위주로 진행돼 겉핥기식 운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학SW·AI입문’ 과목을 담당하는 박지환 자유교양대학 교수는 “학생들을 바로 실습에 투입하는 수업 효과는 단기적이며 금세 휘발될 우려가 있다”며 “AI의 수학적 기초 개념과 실무 적용 원리를 이해하는 기본 소양 함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디지털 시대로 전환될수록 기초 소양과 교양 교육의 중요성은 더 커지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본지가 재학생 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서 교양 강좌를 수강하는 이유로 ‘졸업 요건 충족’이 85.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관심 있는 분야라서(43.8%), 학점 받기 쉬울 것 같아서(19%), 전공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8.6%) 순이었다. 전반적인 교양교육 만족도는 ‘보통’이 41.2%로 가장 높았다. 가장 선호하는 교양 영역은 예술·문화 계열(24.8%)이었던 반면 AI·디지털 관련 강좌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AI·디지털 교양의 실용성을 묻는 항목에서도 수강 경험자 중 40%가 ‘보통’, ‘그렇지 않다’는 20%로 ‘그렇다’(21.4%)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승비(법학2)씨는 “실제 AI나 디지털 기술과 실질적인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양 강좌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시은(문예창작1)씨는 “교양선택 영역이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기표 자유교양대학 학장은 “교수 인력과 예산, 강의실 부족, 교육부의 획일화된 대학 평가 요건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엄학장은 학생 중심의 교양 교육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학생회를 통한 설문으로 학생 수요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혜인·강민 기자, 김창호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