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의 전환 속 창작의 경계를 다시 묻다

16. AI 창작의 저작권

2026-09-01     고찬수 칼럼니스트

AI가 창작의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면서, AI를 활용한 작곡 역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는 지난 8월 4일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악 창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조건부로 인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AI를 활용해 만든 음악이라도 저작권 등록을 허용하되, 창작 과정에 인간이 참여했다는 것을 증빙하도록 한 것이다. 당연히 프롬프트 몇 줄만으로 완성한 무분별한 ‘딸깍 작곡’은 저작권 등록이 거절된다.


이런 변화는 많은 음악 창작자가 ‘수노(SONO)’와 같은 음악 창작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미 전 세계 창작자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콘텐츠를 창작하고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콘텐츠는 법과 제도의 울타리 밖에 놓여있다.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으로 합리적인 제도 개혁을 제때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음저협의 방침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시행이 보류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는 사실은 경직된 현재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음저협의 발표는 향후 콘텐츠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즉 인공지능의 활용을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활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의 장을 연 셈이다.


인공지능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창작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누구든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준급의 글·음악·영상을 몇 초 안에 창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품에 대한 저작권 인정은 이러한 변화를 더 앞당길 것이다. 이제는 인간이 창작했다는 것을 인증할 새로운 기준을 확립해야 하는 시기이다.


모든 영역에서 AI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수노와 같은 콘텐츠 창작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활용하는 새로운 도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아이디어를 더욱 빠르고 풍부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 AI는 창작 과정의 일부로 자리 잡았으며 앞으로는 인간과 AI의 협업을 전제로 한 새로운 창작 환경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기보다 인간의 기획·선택·수정·편집 등 창작적 참여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저작권 정책의 변화는 인공지능 창작 시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고찬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