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을 말하기 전에, 함께 배우는 캠퍼스부터

유학생, 정책적 자원 아닌 배움의 동료로 교육 여건·캠퍼스 문화 실질적 변화 필요 모두의 배움으로 만드는 국제화가 핵심

2026-09-01     단대신문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지난 2월 기준 31만 명을 넘어섰다. 정책의 관심도 유치에서 취업과 정착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착을 원하는 학생이 한국에서 일하며 살아가도록 돕는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유학생을 등록금 수입원으로 여기던 관점이 국가 차원의 인구·노동·소비 자원으로 확장된 데 그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유학생은 대학 재정과 사회의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머무는 사람이 아니다. 대학이 먼저 할 일은 이들을 미래의 노동력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캠퍼스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한국 학생과 동등하게 배우고 존중받으며, 다른 경험과 관점으로 대학의 배움을 넓히는 구성원들로 말이다. 그들의 존재는 캠퍼스 안에서부터 의미가 있어야 한다.

 

우리 대학에는 2026년 8월 기준 1135명의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대학은 유학생 전담 교수 제도와 전공 튜터링, 한국어 능력 강화 교육과정(K-LEAP) 등을 운영하며 올해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 평가에서 우수 인증대학으로 선정됐다. 유학생의 생활 적응과 언어·학습 기반 강화를 위한 제도적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제도의 성과가 곧 캠퍼스 일상의 변화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어도 조별 과제와 토론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수업이 끝나면 각자의 집단으로 흩어지는 일이 반복된다. 함께 배우는 공동체라기보다 물리적으로만 공존하는 것이 지금 우리 캠퍼스의 현실이다. 유학생을 축제에서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손님이나 영어 회화의 상대로 대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이러한 현실은 교육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죽전캠퍼스의 원어 강의는 전체 강좌의 약 3.5%에 불과하다. 한국 대학에 왔으니 한국어로 공부해야 한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유학생을 국제화 지표가 아닌 학습권의 주체로 바라본다면, 한국어 능력 향상과 함께 전공 지식을 충실히 배울 수 있도록 교육 선택권도 단계적으로 넓혀 가야 한다.

 

유학생만 적응하도록 요구해서도 안 된다. 한국 학생과 교직원도 이들과 함께 배우고 일해야 한다. 이는 유학생을 위한 배려를 넘어 한국 학생의 시야와 학습 경험을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교수자는 다양한 언어 수준과 교육·문화 배경을 고려해 수업 자료와 평가 방식을 설계하고, 행정부서는 학사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해야 한다. 대학은 종교·문화에 따른 식생활을 고려하고, 인종과 국적에 따른 차별을 예방·구제할 상시 지원 체계도 갖춰야 한다.

 

공동 수업과 프로젝트, 학습공동체와 학생자치 등 학생들이 일상에서 만나 협력할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유학생이 대학의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통로를 넓히고, 이들을 대학 공동체를 함께 이끌어 갈 주체로 인정하는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차이로 인해 배제되지 않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야말로 대학의 국제화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어야 한다.

 

유학생 31만 명 시대, 대학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어떻게 인재를 남길 것인가가 아니라 이들과 함께 ‘어떤 대학을 만들어 갈 것인가’다. 서로 다른 구성원이 동등하게 목소리를 내고 함께 배우며, 그 차이로 배움을 넓힐 때 대학의 국제화는 비로소 지표를 넘어 캠퍼스의 일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