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는 어떤 아름다움인가

31. 미디어를 통해 변형되는 외모의 기준

2026-09-15     김희량 칼럼니스트

 

빛을

케이팝만큼이나 케이뷰티(K-beauty)도 명성을 떨치는 시대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도 아내를 따라 올리브영에 방문했단다. 이 소식은 한국의 뷰티산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여러 언론사에서 앞다퉈 전달할 만큼 한국인들에게 대표적인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했으며 하나의 국가적 성과로서 여겨지는 듯하다.

 

케이뷰티를 이야기할 때 ‘미백’은 빼놓기 어려운 키워드다. 매끄럽고 윤기 나는 흰 피부를 이상적인 피부로 제시한다. 이는 근대적인 미적 기준이 백인을 중심으로 정의된 것과 관련된다. 근대 이전에도 흰 피부를 선망한 기록은 존재하지만 현대와 같은 방식으로 미적 규범에 포함된 것은 인종주의적으로 재편된 결과다.

 

그러나 오늘날 이상적인 외모는 서구적 미의 기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중 미디어에서 가상적으로 재현되는 이미지에 영향을 받아 재구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소정 박사의 저서 ‘미백’은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가 ‘망가 미학’을 재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동아시아는 서구적인 이상뿐 아니라 일본의 망가‧애니메이션으로부터 영향받은 초국적인 신체 미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재현되는 결점 없는 피부는 요철이나 주름 등이 허락되지 않는 평평한 피부와 빛을 매끄럽게 반사하는 윤기를 강조한다. 특히 보정이나 필터 등의 사진 편집 기술로 다듬고 정리한 가상의 외모는 실제 얼굴을 변형하고자 하는 욕망을 자극하고, 화장과 성형을 통해 실제 얼굴에 재연해 내기도 한다.

 

케이뷰티의 힘으로 탄생한 한국인 유명 인사의 흰 피부는 서구적 가치와 한국인의 미적 기준,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동시대의 외모를 조합한 새로운 기준이다. 이는 고도의 기술과 노력을 통해 실제의 모습을 이상적인 이미지로 꾸며낸 것이며 자본주의적 성공과 계급 상승, 글로벌 진출을 꾀해 형성된 상품인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빠르게 퍼지고 우리의 신체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그 외모가 ‘가짜’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극도로 이상화된 이미지는 천천히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종래에는 신체까지 변화시킨다. 이미 우리는 비현실적일 만큼 깨끗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않은가. 미래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외모를 꾸미고 있을까. 그 모습은 과연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비현실적인 신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김희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