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책상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완성된다

2026-09-15     김유림 기자

 

“그대의 열정, 단국의 역사로.” 단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공고에 적힌 이 문장은 한동안 접어두었던 기자의 꿈을 다시 꺼내게 했다. 고민 끝에 지원서를 냈고,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단대신문 86기로 인연이 시작됐다.

 

신문 한 호를 만드는 일은 기사 한 편을 쓰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고민을 요구한다. 신문사에 들어와 처음 마주한 기획회의에서 피드백과 토론을 거치며, 우리가 놓친 사각지대는 없는지 끊임없이 찾는다. 그 시간을 지나며 기자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이지 않던 문제를 발견해 누군가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하게 됐다.

 

처음 맡은 기사는 지난 4월 천안캠에서 열린 ‘2026 홈커밍 캠퍼스 걷기’였다. 취재계획서 작성부터 인터뷰까지 모든 것이 서툴렀다.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어가는 멘토 기자를 보며 ‘언젠가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능숙한 질문은 순발력으로만 나오는게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취재 대상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질문도 구체적으로 변했다.

 

현장은 늘 예상과 달랐다. 지난 5월과 이달 열린 축제 취재에서는 프레스존과 재학생 사이를 오가며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학생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구도와 초점을 맞추고, 물세례 속에서는 장비도 지켜야 했다. 그때 기자라는 일이 책상 앞에서 원고를 쓰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정기자로 승급 후 두 번째 발간인 본지 1543호에서 우리 대학 외국인 유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을 취재 할수록 유학생들이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수치보다 복잡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국제교육팀장님이 “유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을 때, 우리가 먼저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소수의 이야기는 쉽게 관심 밖에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이런 순간이 기자로 활동하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배움 중 하나라고 느꼈다.

 

86.5기 단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마감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원을 망설이는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완벽하게 준비된 뒤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질문 하나도 어렵고 원고 한 문장에도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직접 걷고, 묻고, 듣는 순간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자 역시 많은 현장을 누비면서 배우고 있다. 기사는 책상에서 시작될 수 있어도, 결코 책상에서만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김유림 기자 7b0k2b@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