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사랑한 두 사람이 남긴 질문

4. 두 권의 코스모스

2026-09-15     이영웅 칼럼니스트

 

광활한

 

어느 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없이 많은 별이 반짝인다. 그러나 그 별빛을 보며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라고 묻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칼 세이건은 바로 그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다. 1980년 ‘코스모스’를 통해 그는 별의 탄생과 죽음, 지구의 역사, 생명의 진화와 인간 문명이 서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우주적 역사 속에 이어져 있음을 보여줬다. 그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특별한 중심이 아니라, 우주의 일부로서 자신의 기원을 이해하려는 존재로 그려진다.

 

세이건의 메시지는 경이로우면서도 겸손하다.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지만,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다. 138억 년의 우주 역사에 비하면 인간의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별빛을 분석하고 은하의 탄생을 추적하며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는다. 세이건은 이를 우주가 인간의 의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으로 봤다. 바로 그 시선은 인간에게 자부심과 동시에 겸손을 요구한다.

 

그로부터 40년 뒤, 그의 아내이자 지적 동반자였던 앤 드루얀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을 통해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두 사람은 과학과 인류의 미래를 함께 고민했고, 보이저 우주탐사선의 골든 레코드에도 인류의 삶과 꿈을 함께 담았다.

 

세이건이 우리를 별 앞에 세웠다면, 드루얀은 다시 우리를 지구 위에 세운다. 과학은 원자를 이해하고 유전자를 바꾸며 인공지능을 만들고 다른 행성을 탐사할 힘을 줬다. 그러나 힘이 커졌다고 지혜까지 함께 커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드루얀은 미래를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가능한 세계들’이라 부른다. 전쟁과 파괴의 세계를 만들 것인지, 과학과 협력의 세계를 만들 것인지 선택하는 일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우주적 겸손을 가르쳤다면, 드루얀의 ‘코스모스’는 그 겸손 위에 미래에 대한 책임을 더한다. 한 사람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물었고, 다른 한 사람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묻는다. 두 질문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우리는 우주의 작은 일부이지만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지혜로 어떤 미래를 만들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시간은 짧다. 그러기에 더욱 아름답게 살아가며, 함께 살아가는 이 작은 푸른 행성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남겨야 한다. 그 책임은 오늘 우리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영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