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의 장벽을 넘어 세상을 읽다

123. 수학 - 케이트 기타카와 『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

2026-10-13     조운서 기자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24년 10월 22일
페이지: 471
* 도서관 보유 여부 
(죽전: O, 천안: O)

 

1715년 뉴턴과 라이프니츠 사이에 벌어진 미적분학의 최초 발명자 논쟁은 정치계와 종교계를 휩쓸며 세기적인 사건으로 번졌다. 당시 학계는 수학의 패권을 두고 이분화됐고, 이 둘의 싸움은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전쟁이 됐다. 과연 이 거장들만이 미적분학의 유일한 창시자였을까?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미적분학 창시에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유럽에서 미적분학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수백 년 전, 이미 인도 남부의 케랄라 학파는 미적분학의 기초가 되는 개념을 수립하고 있었다. 14세기 인도의 수학자 마다바를 비롯한 케랄라 학파의 스승과 제자들은 정확한 달력을 만들기 위해 하늘과 별을 관측했다. 그 과정에서 무한급수 공식을 도출 해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 도구가 우리에게 익숙한 미적분학의 핵심 개념들이다.

 

많은 대학생에게 미적분학이라는 단어는 넘기 힘든 벽처럼 느껴지곤 한다. 시험지를 채우는 수식들은 당장이라도 책을 덮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저자는 미적분이 다소 어려운 개념일지라도 아름다운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미적분의 본질이 복잡한 수식이 아니라, 큰 문제를 작은 문제들로 쪼개 해결하는 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케이크의 넓이를 구하기 위해 아주 작은 조각으로 나눠 평행사변형에 가깝게 만드는 과정처럼 말이다.

 

정답만을 쫓는 수학은 대체로 어렵기 마련이다. 우리가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외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1823년 보여이는 평면이 아닌 감자칩 모양의 곡면에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수학은 단순한 공식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접목해 답에 다다르는 사고와 탐구 과정 자체에 더 큰 가치가 있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수식을 풀어야 할 문제로 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보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장을 덮으며, 수학이라는 언어가 전하는 깊은 지혜가 수학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조운서 기자 woonseo1228@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