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캠퍼스 체전티셔츠 받고 보니] 옷감은 좋은데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어

‘신바람’ 총학생회 공약 및 환원 사업 일환, 2일까지 재학생 50% 수령
개당 9000원대에 제작 ‘고비용 저효율사업’으로 꼽힐만

2008-10-07     김은희 기자

‘2008 단국체전’이 시작되기 전날이었던 지난 29일부터 각 단과대 과사무실에서 죽전캠퍼스 재학생에 한해 체전티셔츠 배부가 이뤄졌다. 체전티셔츠는 제작준비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불거져 배부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웅성웅성 게시판을 통해 공학대학 박창훈 군은 “체전을 명목으로 단체 주문한 티셔츠 정말 어이없었다”며 “빨강색에 정체도 알 수 없는 동물마스코트, 누가 골랐는지 웃음 밖에 안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박재천 군은 “개인적으로 티셔츠 디자인을 몇 개 공모하는 게 어떠했을지? 비교하는 것은 나쁜 버릇이지만 타 단과대에 비해 너무…”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사회과학대학 소속이라고 밝힌 박 양은 “사회과학대학의 체전티셔츠의 경우 뒤에 크게 애플을 의미하는 A가 써있는데 굉장히 부담스럽다. 입고 다니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경대학 재학생이라는 윤 군은 “체전 때 입기에는 좋은 것 같지만, 뒤에 한자로 크게 ‘진군’이라고 써있고 앞에는 ‘2008’이라는 연도표기가 되어있어 앞으로 밖에서는 못 입을 것 같다”고 섭섭해하기도 했다. 또 문과대학 소속이라고 자신을 밝혔던 손 군은 “바탕색(회색)과 디자인 때문에 질은 좋은데 밖에서는 입지 못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체전티셔츠는 몇 단과대를 제외하고는 각 단과대 회장들이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학대학 강수경(섬유공학·4) 회장은 “공대학생회에서는 이번 디자인 중에 색을 고르고 ‘2008 강철공대’라는 글씨는 제작했었지만, 동물 마스코트는 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박창훈 군의 불만에 대해 해명했다. 또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는 “웅성웅성 게시판의 분위기와 공대학우들과 과회장님들의 의견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티셔츠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총운위에서 단과대 회장들의 동의서명을 받아 강행하겠다는 총학의 의견에, 공대 8개 학과의 회장님들과 회의한 끝에 티셔츠를 안 받아도 상관없고, 등록금 환원 사업에 공대는 동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서명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려 서명하지도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 박영은(언론영상·3) 회장은 “집행부와 여러 번 회의를 진행해 디자인을 결정했다”며 체전티셔츠 디자인을 선택할 때 신중했음을 전했다.

제40대 신바람 총학생회 측은 “체전티셔츠를 통해 체전을 재학생들에게 홍보하고 체전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다”며 논란 속에서도 체전티셔츠 제작을 추진한 이유를 밝혔다. 티셔츠 제작은 신바람 총학생회의 공약 사항이었다. ‘축제활성화 방안’ 중 ‘티셔츠 제작·배포’가 있었는데 이를 체전 참여 유도를 위해 미뤄뒀던 것이다.

체전티셔츠 제작 업체는 각종 대회의 국가대표선수 유니폼을 제작한 대표적인 운동복 제작 업체로 전해졌다. 구매입찰 공고를 통해 20여 개 티셔츠제작회사가 입찰했고 학교 측에서는 디자인, 재질, 가격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업체를 선정했다. 체전티셔츠 낙찰가는 9000원 후반대이며, 재질은 ‘쿨맥스’라는 흡습속건성 기능성 소재로 쿨맥스 세 가지 종류 중 가장 질이 좋은 것이다.

체전티셔츠는 지난 2일까지 약 50%에 해당하는 재학생들이 수령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남는 티셔츠는 모두 회수해 단국대학교 재학생의 이름으로 불우이웃자선기부에 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개교기념일과 관련해 죽전캠퍼스 학생복지위원회와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기념품으로 제공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최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카드지갑, 텀블러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