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문 당선 소감

2009-01-05     박태연(문예창작·2) 양

영화 <바그다드 까페>를 보고 있을 때 당선소식을 들었습니다. ‘마비사막’은 콩나물 심부름을 하고 돌아오면서 마음에 적어내린 시였습니다. 항상 저는 73°의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사람과 삶에 밀착된 시를, 사막의 열기보다 더 따뜻한 <바그다드 까페>처럼.

지난 가을, 저는 바스락거리며 겨울을 맞이했습니다. 몽상가를 꿈꾸던 겁쟁이였던 저의 한계가 반쪽짜리 거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웅크리고 지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많이 부족하고 나약한 저에게 당선소식은 빨간약이 되었고 제가 올라서야 할 계단 한 칸을 더 보여 주었습니다. 상투적이거나 혹 서운할 일이 생길까 싶어 뺄까 했지만 처음 쓰는 소감이기에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래서 초짜는 티가 나나봅니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호프를 베풀어주시는 교수님들과 시와의 다리가 되어주시는 단국글방 주인장님, 함께 가는 우리 동기들, 하나뿐인 언니, 퍼스트독자 망구, 언제나 유쾌할 SS206 그리고 초코파이 가족. 모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선소식을 ‘자신감에 대한 충전이라고 생각하라’는 조언을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