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길거리에 불어오는 ‘소·시·지룩’ 열풍

2009-08-05     강난희 기자

‘대중문화 touch’는 한 주의 화제가 되는 TV프로그램, 인물, 문화 등을 짚어보고 그 문제점 혹은 영향 등을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약간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밉지 않은 때가 왔다. 어느 덧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봄을 맞아 길거리의 쇼윈도에는 온통 화려한 색깔의 옷가지들과 장식품들이 진열되고 있다. 그야말로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를 정도로 화려한 봄 거리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요즘 눈과 귀를 한꺼번에 끄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바로 ‘소녀시대’가 그들이다. 아홉 명의 예쁜 소녀들이 상큼 발랄한 노래를 부르며 깜찍한 춤을 춘다. 게다가 아홉 명의 멤버가 각자 빨강, 노랑, 파랑, 분홍 등의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바지를 입고 TV 속을 종횡무진 휘젓고 있으니 얼마나 눈이 즐거운가.

이들이 화제가 되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했던, 화려하다 못해 ‘튀는’ 그들의 패션-소녀시대 gee 스타일(소·시·지 스타일)-이 온통 길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명 ‘소·시·지 스타일’이 왜 이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경기가 어려우면 패션이 화려해진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한 패션업계 관계자도 모 일간지를 통해 “경제적인 침체로 인해 불황과 더불어 어두워진 분위기를 상승시키고자 폐션계에 경쾌하고 컬러풀하거나 화려한 아이템이 부각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제적으로 빠른 성장이 이뤄지던 80년대의 향수가 더해지면서 ‘80년대 팝 코드를 살린 개성강한 컬러풀 아이템’들이 앞으로도 더 유행할 전망이라고도 예상했다. 이처럼 컬러풀한 패션 아이템들이 거리에 수놓아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인기에 힘입은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TV에 나오는 인기 연예인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 주된 원인을 찾자면 현 경제침체의 여파가 패션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불황이다.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어둡고’ 뉴스에는 온통 ‘어렵다’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시절에는 예쁘고 날씬한 소녀들의 발랄하고 경쾌한 노래와 춤, 거기에 더해진 색색의 의상이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그녀들처럼 화려하고 컬러풀한 옷가지들을 갖춰 입음으로써 기분이나마 밝아지고 싶어 한다. 이런 이유에서 당분간 화려하고 컬러풀한 패션 아이템과 더불어 ‘소·시·지 스타일’은 한동안 더 이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