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⑪ 데자뷰
당신의 심리학 ⑪ 데자뷰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01 17:07
  • 호수 13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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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 왜 일어나는 것일까?

기시감(旣視感)이라고도 하는 데자뷰(deja vu)는 프랑스어로 ‘이미(deja) 보았다(vu)’는 뜻으로, 프랑스의 철학자 에밀 보아락이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는 한두 번 정도 길을 가다가 ‘앗, 이 장면 어디서 봤는데….’라는 느낌이 든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뭔가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우리의 마음은 흥분된다. 도대체 어디서 본 것일까?

데자뷰를 설명하는 첫 번째 방법은 두 눈의 위치이다. 우리의 눈은 대략 6cm 떨어져 있다. 따라서 간혹 어떤 장면을 볼 때 양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시차가 발생하는데, 이 차이가 0.025초보다 더 크면 데자뷰라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말해 왼쪽 눈으로 들어온 장면이 0.025초 후에 오른쪽 눈으로 들어오게 되면, 우리의 뇌는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어디서 본 것이 아니라 한쪽 눈으로 본 것을 다른 쪽 눈으로 다시 본 것일 뿐이다!

데자뷰를 설명하는 또 다른 방법은 기억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본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기억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기억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기억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아는 기억을 ‘명시적 기억’이라고 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기억을 ‘암묵적 기억’이라고 한다. 데자뷰를 일으키는 것은 바로 후자이다. 자신이 과거에 어디선가 보았으나 의도적으로 기억한 것은 아니라서 암묵적 기억에 저장되어 있다가, 그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장면을 보았을 때 데자뷰가 일어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의 옷 색깔을 볼 것이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다가 교수님의 옷 색깔과 비슷한 색깔을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뇌의 측면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우리의 뇌에는 해마와 해마옆이랑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해마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무엇을 기억할 때 사용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손상된 사람은 과거의 기억은 온전하지만, 새로운 것을 30초 이상 기억할 수 없는 진행성 기억상실에 걸리게 된다.

그렇다면 해마옆이랑은 어떤 역할을 할까? 1997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가브리엘리는 해마옆이랑이 우리의 실제 기억과 무관하게, 어떤 것이 친숙한지 아닌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해마옆이랑이 활동하면 우리는 처음 보는 장면도 마치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데자뷰를 이렇게 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으나, 이 현상은 보편적이지 않을뿐더러 객관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아직 심리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아니다. 데쟈뷰는 우리의 마음과 몸이 주는 선물과 같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잊지 말자.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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