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지하철 여행 ⑨ 9호선 (종합운동장역, 노량진역, 선유도역)
나 홀로 지하철 여행 ⑨ 9호선 (종합운동장역, 노량진역, 선유도역)
  • 이상은 기자
  • 승인 2016.09.06 14:50
  • 호수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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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산들 불어오는 9월의 낭만을 찾아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찌는 듯한 무더위를 식혀줄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제법 선선한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여름 내내 나들이를 고민했던 사람은 지금 바로 9호선 여행을 떠나보자.
 

첫 번째로 향한 곳은 ‘종합운동장역’이다. 혼자라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혼자가 모여 여럿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잠실야구장이다.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다 보면 어느새 관중들과 하나 된 자신을 볼 수 있다. 체력과 팬심이 넘친다면 과감히 응원단상 앞자리 ‘레드석’을 탐내도 좋다. 열띤 응원도 좋지만, 경기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네이비석’을 추천한다. 이때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응원막대 정도는 구매하는 센스를 발휘해보기 바란다. 자리도 정했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야구를 관람해보자. 짜릿한 안타를 날리고 출루한 우리 팀 선수가 홈으로 돌아온 순간, 경기장은 함성의 물결로 들썩인다. 야구장의 또 다른 묘미는 쉬는 시간에 진행되는 경품행사이다. 경품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할 것. 어느새 전광판에 꽉 찬 자신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종합운동장역의 잠실야구장

야구를 보느라 허기가 졌다면 바로 ‘노량진역’의 먹자골목으로 가자. 밤늦은 시간임에도 불 꺼진 노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노점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공시생의 메카인만큼 저렴한 가격에 맛난 먹거리를 실컷 먹을 수 있다. 학교 앞에선 5천원 한 장으로 밥 한 끼 먹기도 힘들지만, 이곳 노량진에서는 배불리 먹고도 코인노래방까지 갈 수 있다. 엄청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조리되는 음식을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돌 수밖에 없다. 컵밥, 팬케이크, 베트남 국수까지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 이곳에서 한 끼 식사를 든든히 해결하자.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엔 길거리에서 네일아트, 스포츠 마사지, 캘리그라피 이벤트가 무료로 진행되니 이 중 한 가지는 꼭 체험해보길 바란다.
 

▲ 선유도공원에서 바라본 한강 야경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선유도역’이다. 여의도공원과 같이 한강에 있지만 전혀 다른 경관을 자랑하니 여의도공원만 가던 사람들은 선유도공원을 주목해보자. 팔짱 끼고 걷는 커플들, 부모님 손 잡고 놀러 온 아이들 사이 ‘나 홀로 산책’을 즐기러 온 홀로족들도 제법 눈에 띈다. ‘서울 야경 명소 Best 10’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꼭 밤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거리를 수놓은 불빛들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신비스러움을 뽐낸다. ‘녹색 기둥의 정원’에서 피어나는 불빛 앞에 서면 SNS에 올릴 만한 야경 사진과 인생 샷을 건질 수 있으니 나만의 베스트 포토존을 찾아보자. 한강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양화대교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Zion.T의 ‘양화대교’를 들으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감성 터지는 글귀가 하나씩 떠오를 것이다.
 

개강 시즌에 딱 맞춰 시원해진 날씨에 개강병을 치유할 방법은 단 하나, 9호선 여행이다. 어서 빨리 여행을 떠나라는 바람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는가? 이 소리가 들린다면 오랜만에 마주한 친구 손을 꼭 붙잡고 떠나보길 바란다.

이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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