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
집중력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
  • 송새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06 16:55
  • 호수 149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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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집중
▲ 사람은 일반적으로 한 번에 한가지씩 일을 처리한다.
▲ 사람은 일반적으로 한 번에 한가지씩 일을 처리한다.

유난히 집중력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몰입해 어떤 일이든 대체로 좋은 성과를 이뤄낸다. 금세 집중을 잃는 사람들은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갑자기 잊고 있었던 할 일이 떠오르고, 과제 하려고 컴퓨터를 켜면 포털 사이트의 재미있는 뉴스거리가 유혹한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훌쩍 지나고 자책하기 일쑤다.


원할 때 껐다 켤 수 있는 스위치처럼 집중의 스위치가 있다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런 스위치가 개발될 리 없다. 그보다는 뭘 해야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게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마음먹는다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우리의 정신을 의식적으로 붙든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노력해야 할까?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뇌가 일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타고난 멀티플레이어가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한 번에 하나씩 일을 처리한다. 한 가지에 집중할 때보다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려는 경우 그 안에서 실수가 생길 확률이 훨씬 올라가게 된다.


특히 머리를 쓰는 일은 더 그렇다. 예를 들어 운전이 능숙한 사람은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게 전혀 어렵지 않다. 운전하는 데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라디오를 듣는 것도 특별히 난이도가 높은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도 실수 없이 하면서 동시에 라디오의 사연에 집중할 수 있다.


반면 길을 걷다가 당장 암산으로 23X96을 풀어보라고 하면 어떨까? 대부분은 가던 걸음을 멈출 것이다. 걷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길을 걸으면서도 생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머리를 써야 하는 상황, 즉 뇌가 어려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멀티플레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걷는 데 쓰이는 에너지를 차단하고 암산에 몰두한다.


스티브 잡스가 늘 같은 스타일의 옷을 고수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스티브 잡스는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늘 검은 터틀넥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었다. 중요한 일에 선택적으로 에너지를 쏟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회색 티에 청바지만 입는 마크 저커버그도 스티브 잡스에게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패션조차도 에너지의 소비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부분을 단순화하며 살아왔을까.


에너지가 한정돼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생각이 많을 때 숨이 차게 뛰고 오면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을 떠올려보자. 생각이 너무 많아 그만하고 싶어도 멈출 수 없을 때 달리기를 하면 이미 에너지가 신체 활동에 소모돼 어쩔 수 없이 다른 생각들은 덜 하게 된다. 해결되는 건 없더라도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고민에서 자유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런 경우는 에너지가 제한적이라는 걸 역으로 활용하는 케이스다.


무언가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다른 곳에 에너지가 분산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자꾸 미뤄둬 신경 쓰였던 잡일부터 할까 말까 망설이다 고민만 하고 있는 일들, 매일 고민되는 점심 메뉴 등 사소해 보이는 것들조차도 우리 머릿속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100%의 에너지를 쓰는 사람과 50%의 에너지를 쓰는 사람의 성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100%의 에너지를 쓰는 사람은 의식적으로 다른 일에 쓰일 에너지를 차단한다. 나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새어 나가고 있고, 어디에서 절약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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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복 2023-12-28 04:28:48
지나가다가 우연히 본 알뜰한 문장들이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