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는 가치 있는 삶 - 안현모 방송인
끊임없이 도전하는 가치 있는 삶 - 안현모 방송인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11.22 16:15
  • 호수 14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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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모(40) 방송인

Prologue
여기 기자, 동시통역사, 방송인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이가 있다. 방송인 안현모(40)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춤, 뷰티, 시사 등 다양한 분야의 방송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기자는 호기심이 이끄는 방향으로 삶을 다채롭게 꾸며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현모다.

 

▶ 외국어 고등학교, 언어학과, 통번역 대학원까지 언어와는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말이나 글자에 대한 촉이 깨어있었던 것 같다. 가족 중 막내였기에 어른들이 쓰는 각종 언어에 대한 노출이 잦았고, 말을 재밌게 하는 식구들 덕분에 집안에서의 대화도 끊이지 않았다.

 

▶ 대학생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하다.
‘갈피를 못 잡는 학생’이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게 많은 성격 탓에 진로도 제대로 정하지 못했고 제일 좋아하는 것을 꼽지도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많은 경험이 지금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것 같다. 과거의 나처럼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지 못해 방황하는 대학생이 많을 것이다. 발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나처럼 여러 가지를 적당히 잘하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대학원 졸업 후 왜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했나.
우연하고 특별한 경우인 것 같다. 새로 개국하는 신생 경제 채널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기들과 함께 지원했는데, 최종 임원면접에서 영어 방송 진행을 제안받으며 자연스럽게 ‘SBS CNBC’의 국제부 기자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임시로 시작했으나, 일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래 활동했다. 

 

▶ 기자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SBS CNBS에서 ‘SBS’로 이직한 지 얼마 안 됐던 주니어 기자 무렵, 옆자리의 선배가 내게 무서운 표정으로 왜 말끝마다 “죄송하지만, 죄송한데요”와 같은 쓸데없는 말을 하냐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기자가 취재원에게 각종 자료를 요청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하셨다. 선배가 말씀하신 자세는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가 마땅히 갖춰야 하는 자세가 맞다. 그러나 그 순간 친절과 배려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내 본능과의 충돌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내가 기자 일을 하는 데 적합한 성격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 기자 활동을 이어가다 동시통역사가 된 계기가 있는가.
기자가 되기 전부터 통역사의 자격이 있었기에 기자를 그만두며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7년간의 기자 생활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한계에 부딪히면서 다른 도전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

 

▶ 그래미, 빌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중계 동시통역 담당으로 활약 중이다. 통역의 전반적인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통역을 잘하려면 언어는 기본이고,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연사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갖춰야 하기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기술이나 사회적 흐름, 뉴스를 항시 꿰뚫고 있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보도국 생활을 하며 오랫동안 다뤘던 사회 이슈가 통역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실전에서는 최대한 무난하게 통역을 하겠다는 각오를 지니고 있다.

 

▶ 동시 통역사로서 힘든 점과 보람된 점이 있다면.
나를 매개로 소통하고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 나를 통해서 다른 세계를 만난다는 점이 보람차다. 중간에서 양옆의 손을 당겨 맞잡게 해주는 일은 뿌듯함을 남긴다. 그러나 늘 긴장 상태에서 살아간다는 점은 힘들다. 행사를 앞두면 신경을 곤두세워 철저히 공부하고,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컨디션 관리에도 투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현재 방송, 통역, 회사업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신만의 시간 관리 방법이 궁금하다.
야행성이라 늦은 시간에 집중해서 일 처리를 하는 것 같다. 체질에 맞게 효율적인 시간대를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단, 깨어있는 시간 동안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자투리 시간에는 지식 콘텐츠를 본다.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 같다.

 

▶ 여가에 하는 개인적인 취미활동이 궁금하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꾸준히 한다. 문화 활동을 좋아해서 도자기 공예도 하고 전시도 보러 다니고, 공연장도 자주 간다. 가끔 긴 휴식이 주어지면 무조건 모험적인 여행을 떠나고 있다.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가.
번역서를 출판한 적은 있지만, 내 이름으로 된 저서는 한 권도 쓰지 못했다. 사실 오래전 계약해 놓은 출판사가 있기에 어서 멋진 책을 완성해 직접 소개하고 싶다.

 

▶ 대학생에게 도움이 될 책 한 권을 추천한다면.
언어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를 권하고 싶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대화 능력은 후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불필요한 오해, 분열로 얼룩지는 사회에서 인간만이 가진 소통 능력을 회복하면 좋겠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공감하는 대화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 ‘동시 통역사 안현모’의 목표와, ‘인간 안현모’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계획을 세워 무언가를 이뤄내기보다는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발 앞의 계단을 한 칸 오르자는 게 나의 신조다.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무언가를 실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으면 좋겠다. 그럼 어떤 형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근사한 지점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공/통/질/문]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 자신’이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절대 나를 떠나지도, 배신하지도 않을 유일한 존재인 것 같다. 나와 친하게 지내고, 나에게 솔직해지고, 나를 용서해라. 이 글을 읽는 두 눈동자는 앞으로 약 80년을 함께해야 할 눈동자다. 그만큼 나 자신은 미우나 고우나 나와 오래 동행해야 하는 친구이니, 자신을 사랑으로 가꾸고 돌보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글을 완독했다면 모두 진심으로 훌륭한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나에 대한, 학보에 대한 순수한 내적 호기심으로 마지막 질문까지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부여잡아야 할 가장 중요한 동아줄이 그와 같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이 마음속에서 꺼지지 않고 빛나는 한, 그 방향을 나침반 삼아 차분히 따라가면 된다.

 

Epilogue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기자가 인터뷰를 통해 배운 가치다. 20대의 열정과 호기심이 만나면 얼마나 큰 삶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궁금한 게 생기면 주저 없이 도전하자. 수많은 도전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자양분이 돼 줄 것이기에.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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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hiyua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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