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예술이다
음식은 예술이다
  • 전건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5.28 14:50
  • 호수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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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정식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진 한정식, 그야말로 예술이다.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진 한정식, 그야말로 예술이다.

떠날 때는 모든 것을 잊고 떠난다. 굽이굽이 질곡 같은 길을 달려 문득 도착한 이천 마장 땅에서 보리밭 푸르게 넘실대는 5월을 만난다. 안주인은 5월의 향기 같은 미소로 마당에 가득한 장독대를 닦고 뒤란에는 여름을 기다리는 풀꽃들의 향연이 가득하다. 

 

너무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에 15첩 반상을 진설하고 구수한 된장찌개, 상큼한 쑥갓, 상추 나물에 참나무숲으로 구워낸 참숯갈비가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하게 한다. 마음껏 드시라 한다. 부족하면 얼마든지 셀프바에서 밥이며 찬을 양껏 드시되 주인장 강민주의 정성을 잊지 말라 하신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듯 넉넉한 인심에 맛깔스러운 반찬, 고실고실한 솥 밥. 누룽지까지. 바글바글 끓어오르는 오월의 밥상 앞에서 나는 진심으로 행복했다. 짭조름한 보리굴비 한입을 입에 넣으며 산다는 것의 형이상학적 머리 아픈 담론을 잊기로 했다. 

 

반찬 하나하나 깔끔하고,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하는 남도 한정식의 참모습을 넘어서고 있다. 주인장은 ‘치유 음식대가’이다. 조선 세종대왕 때 한국 치유 음식을 집대성한 어의 전순의 자헌대부의 산가요록과 식료 찬요를 재현하는 음식 장인으로, 밥으로 병을 치유하는 식의이며 ‘한국 치유 식품업 중앙회’ 이사이기도 하다.

 

밥상에도 리더십이 있다. 밥이 국에도 서열과 질서가 있음이요. 반찬을 먹는 방식에도 법도가 있음을 강민주의 들밥에서 마음심법으로 제시한다. 맛난 음식을 먹을 때 나오는 환희 지심. 벗님들은 일상이 힘들고, 기가 허함을 느낄 때 이천 마장 강민주의 들밥으로 떠나 볼일이다.

 

세련된 밥집의 실루엣과 넘실대는 초록이 어우러진 보리굴비 간장게장 전문점 뜨락에 피어난 들꽃들이 시각적 군침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맛난 보리굴비, 넉넉한 인심, 감칠맛 나는 반찬, 무엇이 더 필요하랴. 주인장이 직접 담은 된장 고추장으로 조리한 아름다운 예술 밥상으로 여러분을 인도한다. 음식은 예술이다.

 

푸드 칼럼을 써나가는 작가가 느끼는 기쁨과 음식에서 어우러지는 풍미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젓가락으로 15첩 반상을 경쾌하게 누린다는 생각을 해보라. 인생이 별거던가? 맛난 거 먹고, 아름다운 이들과 행복하고 꿈꾸듯 일생을 누비다 때가 되면 귀거래사를 부르며 떠나가는 것. 그래, 인생이란 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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