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갈등 1위 국가’라고 한다. 지난 2021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28개국 2만 3천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2개 갈등 항목 중 무려 7개 항목에서 ‘갈등 심각’의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중 두드러진 항목은 ▶정치 ▶빈부 ▶세대 ▶젠더 갈등이다.
정치·빈부 갈등의 경우, 무려 91%의 한국 응답자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세대·젠더 갈등은 타국에 비해 압도적이다. 세대 갈등은 80%로 세계 2위인 인도보다 20%가, 젠더 갈등은 80%로 2위 남아프리카보다 10%가 높다. 이는 우리가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갈등을 피부로 체감함을 증명한다.
SNS·인터넷의 발전은 우리 사회에 퍼진 혐오의 민낯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최근 유튜브 실시간 뉴스를 보면서, 인터넷은 창 하나를 사이에 둔 ‘난투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 창의 사람들은 뉴스 내용과 무관한 특정 계층·성별·정치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만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댓글 창에서는 누가 시작했는지도,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를 돌 던지기 싸움이 이어졌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동덕여대의 공학 반대 시위로 전국이 뜨거운 가운데, 우리 대학 에타를 점령한 건 다름 아닌 ‘특정 성별을 향한 혐오’였다. 공학 전환의 내용과 관련된 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서로가 다른 성별을 향해 혐오의 돌을 계속해서 던져댈 뿐이었다.
바야흐로 혐오의 시대가 왔다. 작게는 대학교, 크게는 한 국가까지. 어느 집단이든 갈등이 끊이지 않는 사회가 돼버렸다. ‘갈등(葛藤)’은 본래 칡 갈(葛)과 등나무 등(藤)이라는 한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이다. 왼쪽으로 덩굴을 감으며 올라가는 칡과 오른쪽으로 덩굴을 감아 올라가는 등나무가 얽히면, 아주 풀기 어려운 모습이 된다고 한다. 게다가 칡과 등나무는 엄청나게 질긴 나무인지라 강제로 잘라버리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기자는 이 단어의 유래가 현대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잘 맞닿아있다고 느꼈다.
우리 사회를 칭칭 감아 맨 갈등의 덫은 당분간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 역시, 역설적이게도 누군가를 혐오하고 있을지 모른다. 다만, 그럼에도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단단히 얽혀 버린 갈등의 덫을 풀기 위해서라도. 진전이 더딜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풀어가면, 언젠가는 꼬여버린 덫을 풀어헤치는 날이 오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