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잃은 대한민국
나침반 잃은 대한민국
  • 송지혜 취재부장
  • 승인 2025.03.04 10:24
  • 호수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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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일 밤 10시경 계엄령이 선포됐다. 헬기와 군용 차량이 국회를 둘러싸고 충격 속에 국민은 속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 계엄 이후 주식시장은 요동쳤고, 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여론조사기관인 전국지표조사(NBS)에 의하면 작년 12월 셋째 주 여당(국민의힘) 지지율은 26%, 야당(더불어민주당)은 39%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여론은 다르다. 지난 2월 셋째 주,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여당 지지율은 37%로 야당을 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그렇다면 민심은 왜 뒤바뀐 것일까. 야당의 간첩법 개정안 반대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자는 탄핵 과정과 방식의 중요성을 들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계엄 사태 이후 헌정사상 초유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사건에 대해 영국 매체 BBC는 국회 상황을 혼란스럽다고 표현하며 한국의 정치적 공백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미국 매체 AP통신은 두 명의 국가 최고위직 탄핵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기본법 제69조 3항에는 "총리는 대통령의 요청으로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하여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다. 후임이 결정되기 전에 상대파에서 현 총리를 함부로 끌어내릴 수 없게 함으로써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회는 연이어 대통령을 대행하는 총리의 탄핵을 진행했다.

 

실제로 권한대행 총리의 부재는 정치·외교·사회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했다.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대행의 대행’ 체제로 외교를 이어 나갈 수 없어 현재 미국과의 협상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대통령 체포 과정 또한 논란이 있었다. 일부 방송사의 불법 관저 촬영과 수사권 문제 등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와 여론 사이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과정과 방식에 의문을 품는 국민도 있었다.

 

대통령이 위법한 행위를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위법을 밝히는 과정도 공정하고 타당해야 한다. 절차적 공정성을 잃으면 결과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이달 중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탄핵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은 다시 국정 운영을 이어 나갈 것이고, 인용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두 쪽 난 우리 사회는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봄,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나침반을 잡게 될까. 국가의 혼란이 길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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