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이상적 체형, 지금은 어디로 향하는가
변화하는 이상적 체형, 지금은 어디로 향하는가
  • 김희량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3.04 11:50
  • 호수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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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몸의 유행

마네킹을 유심히 본 적 있는가? 모든 마네킹이 엇비슷하게 생겼을 것이다. 체형이 조금씩 다를 순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상상하는 여성 마네킹의 모습은 일관적이다. 팔다리가 길고, 군살 없이 날씬하고, 허리가 좁고 굴곡진 체형. 현대의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학습하고 정의해 온 몸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긴 몸이 이상적이라고 여겨진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 마네킹의 형태. 출처: V is for vintage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 마네킹의 형태. 출처: V is for vintage


‘완벽한' 몸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다. 마네킹의 역사를 살펴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왼쪽부터 18세기, 19세기 초, 19세기 중반, 벨 에포크 시대(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의 마네킹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마네킹들은 몸의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마네킹은 가슴이 높거나, 덜 부각되고, 어떤 마네킹은 엉덩이가 강조된 것을 볼 수 있다. 

 


20세기에도 마찬가지다. 1910년대에는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인 모래시계 형태다. 이 형태는 1920년에 플래퍼 룩, 가르손느 룩 등이 유행하면서 밋밋한 직사각형 형태로 바뀐다. 1940년대에는 파워숄더가 유행하면서 어깨가 넓어지고, 1950년대에는 마릴린 먼로가 패션 아이콘으로 등장하면서 뾰족한 가슴과 풍만한 체형이 강조됐다. 1960년대는 모델 트위기의 등장으로 다시 중성적인 체형이 떠올랐다가, 1970년대는 디스코가 유행하면서 근육이 적당히 있고 넓은 어깨, 좁은 골반을 가진 댄싱 디바 실루엣이 나타났다. 1980년대에도 날씬하고 활동적인 슈퍼모델 체형이 주목받았고, 1990년대에 케이트 모스가 등장하면서 다시 마르고 중성적인 체형이 트렌드가 된다. 2000년대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같이 태닝한 피부의 적당한 근육이 붙은 몸이, 2010년대에는 킴 카다시안으로 대표되는 과장된 모래시계 체형이 상징적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상적인 몸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유행, 패션의 범주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이 일상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고 사진 보정 기술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체형이 더욱 왜곡되는 경향이 보인다. 게임 캐릭터의 신체는 비현실적으로 재현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허리와 골반 라인이 부자연스럽게 보정된다. 2020년대 중반인 지금. 이 시기 몸의 유행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이상적 체형이 현실과 거리가 멀어질 때 그 괴리는 여성의 정신적·신체적 부담으로 다가간다는 점이다. 

 

 

 


김희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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