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이채은 기자
  • 승인 2025.03.18 13:55
  • 호수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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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어느 날, 기자는 본지 1526호에 실릴 ‘화요일에 만나요’ 기사를 위해 취재원을 만났다. 인터뷰 막바지, 기자는 우리 대학 재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를 부탁했다. 취재원은 “자신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대답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자가 인터뷰 때 언급했던 `원동력'이라는 단어를 상기시키며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고 했다. 당신을 이곳까지 오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냐고.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것이냐고, 자신의 안에서 솟구쳐 나온 것이냐고.


그 순간 기자의 머릿속에는 천안에서부터 버스와 기차, 지하철을 갈아타고 온 짧다면 짧고 멀다면 먼 길이 떠올랐다. 그때 비로소 종로3가의 낯선 스터디룸에서 취재원과 마주 앉아 있는 기자의 위치를 인지했다. 학교에서 전공 수업을 듣고 있어야 할 시간에 왜 이곳에 앉아서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있는가. 기자를 이 자리에 앉혀놓은 힘은 무엇일까.


기자가 학보사에 들어온 데엔 아름답거나 순수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었다. 남들은 대외 활동이며 공모전이며 자기만의 스펙을 쌓기 바쁜데 혼자 뒤처져 있는 것 같은 조바심과 불안감이 엄습할 때쯤, 친한 동기가 단대신문에 들어오라고 권유했다. 그렇게 단대신문에 발을 들였다. 그때의 마음은 스펙과 장학금을 향한 욕심, 단대신문을 적극 권유하는 동기에 대한 의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자가 된 지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기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입사 동기는 그렇다 쳐도 여전히 스펙과 장학금, 의리, 혹은 그 밖의 의무감이나 관성 때문에 일을 계속하고 있는 걸까?


지금까지 썼던 기사 중 1522호 간호대 건물 이전 기사와 1524호 청소년 쉼터 르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늘 나 자신을 위한 글만 써왔던 기자는 처음으로 남을 위한 글을 썼다. 내가 아닌 타인을 대변하는 법을 배웠다. 나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듯 모두에게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취재를 위해 갔던 모든 현장에서 기자는 스스로의 얄팍한 동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진심을 마주했다.


솔직히 말해 기자는 스스로를 '기자'라고 칭하고 있으면서도, 이 호칭이 새로 산 옷처럼 어색하다. 학보사 업무에 완벽히 숙달된 것도, 세상의 모든 진실을 밝혀내고 전달하겠다는 거창한 포부가 생긴 것도 아니다. 아직도 종종 자괴감에 빠지고 스스로를 의심한다. 그러나 기자는 곳곳에 숨어 있는 진심을 마주할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 마음이 외부가 아닌 안에서 솟아 나오는 원동력임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취재원은 기자가 인터뷰 질문에서 사용했던 ‘원동력’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기자에게 돌려줬다. 기자란 끊임없이 타인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 직업이지만, 직접 경험한 바로는 그 질문이 나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인생의 중요한 대답을 끌어내줬다.

 


이채은 기자 chae0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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