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이 ‘나를 이끌어 줄 사람’이라면?
이상형이 ‘나를 이끌어 줄 사람’이라면?
  • 박진주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5.20 13:15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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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애정결핍이라는 증거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상대에게서 찾는 것은 성숙한 연애가 아니다.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상대에게서 찾는 것은 성숙한 연애가 아니다.

이상형은 심리 상태, 상황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나를 이끌어 줄 적극적인 사람’이 이상형이라면? 이런 사람과 연애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처음에는 바랐던 사람과 사랑에 빠져 만족스럽고 기쁠 것이다. 상대방이 주도적이기에 편안함과 보호받는 기분도 느낀다. 하지만 리더십이 있는 경우, 적극적이고 진취적이지만 권위적이고 지배적이며 통제 욕구가 강한 사람일 수 있다. 그와의 관계에서 내 감정과 욕구는 때때로 외면받거나 희생될 우려가 있다.


애정욕구가 충족되면 처음에 주도적이라 좋았던 상대방이 서서히 독단적이고 제멋대로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때, 내 목소리를 내고 싶어지면 연인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불거진다. 그런데 사실 변한 것은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이다. 예전에는 소극적으로 상대방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주도적으로 자율성을 발휘해 그와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어진 것이다. 왜 ‘나를 이끌어 줄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았을까. 많은 경우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고 애정에 굶주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속내는 훨씬 복잡하다. 이는 상대방이 바라는 대로 끌려가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방이 내가 말하지 않은 욕구나 마음도 알아서 살펴서 잘 맞춰주길 바란다. 만일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도 지적하기보다 자존심 상하지 않게 조심스레 달래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길 바라는 의도를 감추고 있다. 한마디로 자기 맞춤형 훌륭하고 현명한 개인 스승을 갈구하는 셈이다.


과연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처럼 완벽한 존재일 수 있는가. 결국 나를 이끌어 줄 사람이란, 이상적이고 자기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무한한 사랑을 베풀고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이해하는 초인적인 존재를 원하고 있다. 만일 이런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면 바로 부모-자식 간에 예외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 즉, 나는 부모에게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랑을 이상화한 연인에게 갈구하며, 실제로는 같이 사랑할 사람이 아닌 부모를 대신한 사람을 찾고 있다.


이때는 ‘내가 지금 많이 외롭구나. 애정에 굶주려 있구나’를 자각하고 ‘어린 시절에 되게 외로웠구나. 그래서 지금 사랑이 고프구나’라며 자기 자신을 토닥이고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 그 감정에 온전히 직면하는 순간 치유와 회복의 길이 열릴 것이다. 부디 타인의 애정에 무작정 기대기보다 우선 나 자신에게 관대한 애정을 베풀기를 바란다.

 

 

박진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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