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 : 2008년 5월 2일
페이지 : 170
※ 도서관 보유 여부 (죽전: O, 천안: O)
익숙한 것에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는 그 익숙함이 깨질까 두려워 자주 망설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인간 내면의 갈등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은 단순히 음악 취향을 묻는 말이 아니다. 브람스의 음악은 일정한 리듬 속에서도 조금씩 변화하며, 때로는 조용하고 때로는 격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이런 특징은 우리의 삶 속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감정이 깊어지고 변해간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그 사이에서 주인공 폴의 마음도 익숙함과 권태,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느끼며 복잡하게 흔들린다.
폴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며 오래도록 함께해온 연인 로제와 시몽이라는 낯선 인물이 불러일으킨 새로운 감정 사이에서 고민한다. 오래된 관계에서 비롯된 권태, 그리고 예기치 않게 찾아온 설렘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의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폴은 로제와의 관계가 이미 변질됐음을 인지함에도 이별이 곧 로제와 함께한 시간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는 생각에 망설인다.
익숙함은 때로 무거운 책임이 된다. 폴이 시몽을 향한 마음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건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변화가 가져올 무게를 감당하기 두려워서다.
작가는 우리에게 사랑했기에 머뭇거리고, 오래 쌓아온 시간에 눌려 새로운 가능성 앞에서 주저하지만, 인생은 적응과 변화를 오가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어떤 선택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다른 가능성을 향해 용기 낸 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다.
폴은 끝내 시몽과 함께하는 길을 택하지만, 그 관계 역시 지속되지 않는다. 익숙함을 떠난다고 해서 곧장 완전한 행복이 주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용기와 시도가 있었기에 그는 제자리로 돌아왔을지라도 자신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지나온 시간이 무의미해질까 두려워도 결국 삶은 앞으로 흘러야만 한다. 흔들리고 망설이는 그 시간조차 우리를 조금씩 성장하게 한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은 선택일지라도 우리는 삶의 다음 장을 넘겨야 한다.
한지수 기자 jisoohan5122@dankook.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