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범죄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폭행죄'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0 제1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항은 제1항의 죄를 범해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징역 3년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즉,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돼 있지 않으므로 선고될 수 있는 형량은 징역형 또는 집행유예 뿐이다. 피해자와 합의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지만 합의를 하지 못하면 징역형이 선고돼 수감생활을 해야 하는 중범죄다.
운전자 폭행죄로 처벌받는 대표적인 사례는 택시 기사가 요금을 많이 받으려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간다고 의심해 운행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하는 경우다. 블랙박스는 택시 내부를 촬영하고 있으며 소리까지 녹음되고 있어 형사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활용된다.
운전자 폭행죄로 재판받는 피고인들은 대부분 만취 상태에서 일을 저질러 기억이 왜곡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변론했던 한 피고인은 택시기사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증거로 제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피고인이 먼저 욕설하며 기사에게 핸드폰을 던지고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본 사건에 대한 법정형은 3년 이상 유기징역이었므로 피고인에게 선고될 수 있는 형량은 실형 또는 집행유예였다. 본 사건에서는 객관적 증거가 존재했기에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 재판부에서는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해 실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았다. 필자는 이러한 사정을 설명하며 공소사실 부인의 위험성을 알렸고 피고인은 어렵게 피해자와 합의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만취 상태에서 택시를 탈 때는 위와 같은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폭행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필자가 수천 명의 피고인을 변론하며 깨달은 사실은,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최선의 해결책은 ‘예방’이라는 것이다.
범죄는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조수석보다는 뒷좌석에 앉는 것이 더 안전하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만약 문제가 발생했다면 무조건 ‘부인’ 한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 변호사와 상담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김혜영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