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할 순 없을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묘책을 제시하고 싶지만, 그 어떤 능력자도 타인의 마음을 통제할 순 없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여간한 정성으로는 안 된다. 내게 관심 없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하기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외모 ▶지적 능력 ▶유머 감각 ▶패션 감각 등 나만의 매력을 발굴하고 강점을 개발하는 편이 낫다. 누군가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선택하는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돼야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상대방은 실제보다 더 대단해 보인다. 외모·분위기·목소리 등 몇 가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상대방을 내가 바라는 대로 이상화해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가까워진 후에 대화를 나눠보면 생각보다 평범하거나 심지어 성격이 별로인 경우도 많다. 이런 경험을 몇 번 반복하면 잘 알지도 못하는 환상 속의 상대에게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는다. 그 관심과 정성을 서로 호감 있는 관계에 쏟고 싶어진다.
호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했다가 거절 당하면 ‘내가 별로인가’라며 위축될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거절의 이유는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사정 때문인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과거의 상처 때문에 인간을 불신하거나 경계심이 높은 성격일 수 있고, 가족 관계에서 곤란한 문제를 겪고 있거나 자기 일 또는 시험에 집중하느라 인간관계를 확장할 수 없는 시점일 수도 있다. 혹은 상대방도 나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관계는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그저 서로의 우선순위가 달라 지금은 상대방에게 나라는 사람이 우선순위가 아닐 뿐이다.
문제는, 머리로는 알더라도 막상 짝사랑에 빠지면 마음대로 안 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무조건 잘 보이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먼저 거리를 두고 기존에 형성한 편안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해 보자. 그럼 커 보였던 상대는 점차 작아지고, 반대로 작게 느껴졌던 나 자신은 다시 커지면서 불균형 관계가 현실의 동등한 관계로 재설정된다. 상대를 현실적으로 인식했을 때 다시 만나서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면 비로소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인간관계에 매달리거나 집착할 필요는 없다. 서로의 욕구와 관심사가 비슷하면 만났다가, 다르면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건 인지상정이니까.
박진주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