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던지고 방망이로 때린다
데이터로 던지고 방망이로 때린다
  • 박가경 기자
  • 승인 2025.11.11 09:30
  • 호수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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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도 과학의 시대 
공 회전수·타구 발사각 척척

 

일러스트 김민주 기자
일러스트 김민주 기자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올해 정규시즌 1200만 관중을 끌어모았다. 응원과 승부의 열기로 즐기던 야구는 이제 데이터로 분석되는 스포츠로 진화했다. 팬들은 경기를 분석하고 감독의 전략을 읽어내며 야구를 단순한 경기보다 더 깊이 있는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다.

 

야구에는 수많은 ‘확률 기반 지표 용어’가 있다. 먼저 클래식 스탯인 타자의 타율이다. 타율은 안타 개수를 타석 수로 나눈 수치다. 만약 타석에 100번 들어서서 30개의 안타를 치면 타율은 0.3이 된다. 최근 야구는 더 복잡한 통계를 활용해 경기를 운영한다. 대표적으로 OPS(출루율+장타율), WAR(선수의 팀 승리 기여도) 등이 있다. 감독은 이러한 확률 기반 지표를 통해 타순을 정하고 대타를 결정한다.

 

핫&콜드존(hot&cold zone) 역시 야구 데이터가 활용되는 요소다. 포수는 투수와 함께 어떤 공을 던져야 타자가 치지 못할지 고민한다. 이때 타자의 핫존과 콜드존을 참고한다. 스트라이크 존은 위치에 따라 구역을 나눌 수 있는데, 각 구역에서 타자가 얼마나 안타를 쳤는지가 데이터로 표시된다. 잘 친 곳은 ‘핫존’, 잘 치지 못한 곳은 ‘콜드존’이다. 포수는 투수가 타자의 콜드존으로 공을 던지도록 유도해 타격 확률을 낮춘다. 이처럼 경기 운영 전반에 데이터가 스며들어 있다.

 

팬들은 야구 기록 전문 통계 사이트를 통해 각종 기록을 찾아본다. 야구 팬 오은유(28)씨는 “경기 도중 대타로 누가 나올지 예상할 때 야구 통계 사이트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야구 기록 전문 통계 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들어가면 타율·출루율·장타율 순위부터 실책·주루사 순위까지 각종 데이터를 찾을 수 있다. 올해 득점권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궁금했던 기자는 해당 사이트에 들어갔다. 시즌기록실, 클러치, 득점권 상황 순서로 클릭하니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야구가 데이터 중심 스포츠가 된 데에 전용배(스포츠경영) 교수는 “야구는 경기 속도가 느리고,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 반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공의 회전수·궤적·타구의 발사각과 속도·수비수의 반응 시간까지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야구는 감에 의존하던 스포츠에서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스포츠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중심의 야구가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불릴 만큼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흥미로운데, 데이터가 이런 매력을 약화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분석이 정교해질수록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의 성공이 더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데이터는 새로운 형태의 불확실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야구의 매력이 사라지기보다 다른 방식의 긴장과 즐거움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가경 기자 nevergg012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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