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뗄 수 없는 금
인간과 뗄 수 없는 금
  • 토리텔러 칼럼니스트
  • 승인 2025.11.11 09:05
  • 호수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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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황금빛 유혹, 그 오랜 역사

 

틴 마시스의 ‘환전상과 그의 아내’. 아내는 성경을 읽다가 금화 세는 것에 시선을 뺏긴다.
틴 마시스의 ‘환전상과 그의 아내’. 아내는 성경을 읽다가 금화 세는 것에 시선을 뺏긴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금을 좋아했다. 인류 문명엔 금이 빠지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이더스의 손(Midas touch)’은 금을 너무 좋아하다 인생이 망가진 이야기다. 금은 희귀하고 변질되지 않는 색과 속성으로 특별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 역시 금과 관련이 있다. 금화는 사용하기도 어렵고 관리도 힘드니 나라에선 금 대신 화폐를 만들었다. 정부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이 돈을 가지고 오면 언제든 금으로 바꿔주겠다”라며 설득했다. ‘금본위제’의 탄생이다. 

 

그럼 전 세계에서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 즉, 기축통화는 어떻게 사용될까? 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의 돈이라면 가능하다. 돈을 가졌다면, 누구든 금으로 바꿔준다는데 어느 나라 사람이든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세계대전 이전에는 금을 많이 가지고 있던 영국의 파운드가, 이후에는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빈털터리가 된 영국의 파운드 대신 전쟁에 휘말리지 않은 부자 나라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를 차지했다. 얼마 후 미국 역시 베트남전으로 빈털터리가 되지만 영국과 달리 미국은 놀라운 배짱 선언을 해버린다. 이를 ‘닉슨 쇼크’이자 브래튼 우즈 체제의 종말이라 부른다. 공식적으로 금과 화폐의 연결이 끊어지며 현대 통화 체제가 시작된다. 

 

달러와 금의 관계는 끊어졌지만 둘은 여전히 서로를 보완한다. 경제가 활발해지면 달러가 오르고, 경제가 움츠러들면 금값이 오르는 식으로 자산 가치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벌이자, 금값은 온스당 4천 달러를 넘겨 4천 300달러까지 올랐다. APEC을 앞두고 갈등이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지 금값은 다시 4천 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 미국 대통령은 신라의 금관을 받고 행복하게 돌아갔고, 금관과 금 훈장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적절한 수준의 경제적 협의를 끌어냈다. 게다가 지금 시대를 K-POP·뷰티·푸드 시리즈의 문화적 영향력으로 ‘황금기’에 들었다고도 표현한다. 뉴스에 온갖 ‘금’이 가득하다. 시장경제에 사는 동안 금에 영혼을 팔아선 안 되겠지만 금에 무관심한 것 역시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토리텔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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