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명예를 가진 노인에게 젊음을 사겠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반대로 청년에게 돈과 명예를 줄테니 젊음을 반납하겠느냐 묻는다면, 대부분 거절할 것이다.
젊음은 유한하다. 이들이 이렇게 대답하는 이유에는 건강과 활력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얻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청년의 때에 성공은 물론이요, 실패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청년이 사회에서 누릴 실패의 기회가 줄고 있다. 최근 국내 ‘신규’ 채용이 감소했다. 경쟁의 장을 빼앗긴 청년들이 잡히는 데로 경력 쌓느라 바쁘다. 기업들은 중고 신입을 원한다. AI 도입으로 20대 사회 진출 기회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기성세대 경력자는 할 일이 많아진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지금의 대학생은 전문 지식도 경력도 없는데 설상가상 경력 쌓을 기회조차도 AI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을 말한다.
AI 발전으로 일자리 감소가 현실화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다름 아닌 미래 세대다.
이달 우리 대학 혁신칼리지 학생들이 전공을 확정했다. 예상한 그대로 학과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양 캠퍼스 모든 학과를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과는 전자전기공학과다. 일부 학과는 지원자가 0명이다. 학생들은 AGI 시대에도 장수할 학과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인공지능이 과감히 도입되기 이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첫 번째는 단순 노동이 소멸할 것이고, 두 번째는 컴퓨터나 AI를 어려워하는 중간 계급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데이터가 쌓인 지금, 가장 먼저 대체될 직업은 단순노동이 아니라고 한다. 김대식 교수와 여러 전문가도 소프트웨어와 같은 실체가 없는 직업이 가장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요와 기대가 높은 공대 학생들도 취업난에 시달린다. 공대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조차 대학원이 필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사회가 요구하는 분야도 AI 앞에 무색해진다. 이제는 ‘무엇을’ 잘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얼마나’ 잘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때가 아닐까.




